여러분은 언제 행복하신가요?
여러분은 언제 행복하신가요?
  • 강병민 청주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사무국장
  • 승인 2023.04.06 1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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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談
강병민 청주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사무국장
강병민 청주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사무국장

 

많은 사람이 돈이 많으면 행복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돈이 행복의 절대적인 전제조건은 아닌 것 같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다니얼 카네만은 `행복과 소득 수준 간의 관계'에 관한 연구에서`소득이 높으면 행복을 느끼지만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비례하지 않다'라고 한다. 심리학자 수잔핀커는`대면적인 사회적 접촉이 건강과 행복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만, 사회적 고립은 신경 체계를 손상시킨다'라고 한다. 이탈리아의 사르데냐 마을은 의료혜택 등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100세 노인이 많기로 소문난 장수마을이다. 그들이 오래 사는 이유는 모두가 나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 사회는 어떤가? 복지 사각지대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사회문제가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복지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이유는 서비스가 필요한 주민들이 신청방법을 모르거나 삶의 희망이 보이지 않아 세상과 문을 닫아버린 경우다. 또한, 자녀가 있으나 부양을 받지 못하거나 근로 능력이 있지만 취업을 못해 소득이 없어 방치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을 살펴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 5163만명 대비 기초생활 보장수급자는 235만명(4.6%), 차상위계층 101만명(2%), 독거노인 182만명(3.5%), 장애인 264만명(5.1%)으로 나타났다.

2014년 2월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 모든 읍면동에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만들어졌다. 지역사회 내에서 빈곤과 질병 등의 문제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발견하면 공무원에게 알리고 주민들이 찾아가 돌봄과 나눔을 통해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역할이다.

청주시는 2019년 봉명1동에서 시범사업으로 시작한`마을복지학교'가 이러한 역할을 견인하고 있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43개 모든 읍면동에서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대부분의 지자체 사업과 달리, 주민들이 돌봄이 필요한 주민들의 욕구를 알아보고 마을에 필요한 사업이 무엇인지 토의하고 계획을 만들어 실행하는 `주민이 주민을 돕는 마을복지사업'이다. 대표적으로 몇 가지 사업을 소개하면 마을작가를 섭외하여 다문화 아동과 함께한 도자기 및 공방 체험, 방과 후 갈 곳 없는 중학생들에게 경로당 공간을 제공하여 진행한 세대통합 프로그램, 청각 장애인 LED 초인종 설치, 중장년 1인 가구 요리 교실 및 안심 꾸러미 제공, 찾아가는 스마트폰 교육,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황금 곳간, 재개발 침체 분위기 해소를 위한 마을합창단 운영, 북한 이탈주민의 자존감 회복 프로그램, 동네 화폐로 시장 장보기 등 마을별로 다양하게 진행되었다.

마을복지를 위해 참가한 주민들은 바쁜 일상에서도 자신의 시간을 쪼개 참여하면서 오히려 감사의 선물을 받았다고 표현한다. 마을 내에서 함께 생활하며 자식들보다 더 자주 찾아와 고맙다며 눈물을 글썽이는 어르신, 한 동네 살아도 평소 눈도 마주치지 않던 할머니와 학생이 한 팀이 되어 서로를 응원하던 장면, 북한 음식을 설명하면서 두고 온 자식 생각에 눈물을 흘리던 북한 이탈주민의 모습들을 떠올리며 소소하지만 큰 행복을 몸소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이웃사촌이란 말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요즘이지만 행복은 멀리 있지 않은 것 같다. 지금부터 내 주변 이웃에게 관심을 두고 먼저 다가서 보자. 혹시 어려움이나 불편한 건 없는지 이웃과 더불어 작은 일상에서 참 행복을 맛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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