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역대급 무역적자에도 '선전?'…"경쟁력 제고 모색해야"
작년 역대급 무역적자에도 '선전?'…"경쟁력 제고 모색해야"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3.01.0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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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2022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
작년 수출 6.1% 증가한 863.7조…역대 최고

"어려운 여건 속 선전…무역 강국 입지 강화"

59.6조 역대급 적자…에너지난에 수입 18%↑

10월부터 수출 하락전환…12월 수출 9.5%↓

"원자재 탓하기엔 부족…무역수지 개선 필요"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액이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무역수지는 역대급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는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등 글로벌 불황에도 선전한 것이라고 진단했지만, 마냥 낙관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말부터 3개월 연속 수출액이 하락하는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6.1% 늘어난 6839억 달러(약 863조7657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2년 연속 증가세이자,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수치다.



정부는 지난해 수출 성적에 대해 전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도 선전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긴축과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등으로 주요국의 수출증가율이 둔화된 가운데 역대 최고 수출액을 달성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는 수출에서 호실적을 거뒀다. 역대급 수출액을 올린 것은 물론, 주력품목 중 반도체와 자동차, 석유제품 등에서도 역대 최고 수출실적을 거뒀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미국, 유럽연합(EU), 인도에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이에 산업부는 "전 세계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 수출은 선전했다"며 "한국 수출은 일본과 독일, 이탈리아 등을 상회하며 증가세를 보였고, 세계 6위로 상승하며 무역강국으로 입지를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우려되는 부분은 472억 달러(약 59조6136억원)에 달하는 역대급 적자가 났다는 점이다. 무역수지가 연간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132억6000만 달러(약 16조7473억원) 이후 14년 만이다. 적자 규모도 기존 역대 최고치인 1996년 206억2000만 달러(약 26조430억원)의 2배를 뛰어 넘는다.



이는 수입이 수출 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입 증가율은 18.9%로, 전년(31.5%)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에 산업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대규모 수입이 이어졌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원유와 가스, 석탄 등 3대 에너지 수입은 전체 수입의 26%를 기록하는 등 적자의 주된 요인으로 기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지난해 일본과 프랑스 등에서도 나타난 글로벌 공통 현상"이라며 "그동안 우리 무역의 성장을 보여주는 무역규모 대비 무역적자의 비중은 기존 최대 무역적자가 발생한 지난 1996년 206억 달러(약 26조178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고 했다.



다만 이를 글로벌 추세라는 이유로 마냥 낙관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10월부터 우리나라 수출증감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향은 올해도 계속될 수 있는 만큼 강력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특히 지난달에는 고물가·고금리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와 반도체 등 주요 수출 품목의 가격 하락 등으로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9.5% 감소했다. 우리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아세안 내 최대 교역파트너인 베트남 등이 글로벌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었던 점도 수출 부담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정부의 분석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대외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탓을 돌리기에는 부족한 부분도 있다"며 "전반적으로 제조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선임 연구위원은 "반도체가 우리 수출의 20~30%를 차지하는 만큼 지금까지는 반도체 착시 현상 때문에 제조업 분야에서 수출 실적이 좋다고 착각했을 수 있다"며 "제조업 반도체는 물론 첨단·고부가가치와 서비스, 지적재산권 등 분야까지 전반적으로 무역수지를 개선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에너지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입 급증 등 영향으로 무역적자가 발생한 것은 우리 경제에 부담요인"이라며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10월 이후 수출도 감소를 보이고 있어 엄중하게 인식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에도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주요국의 경제 성장세도 약화되는 등 우리 수출에 더 어려운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복합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수출 활력 회복과 함께 수출 플러스 달성을 위해 모든 역량을 결집해 지원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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