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과학자와 함께 하는 과학사랑 이야기
리틀과학자와 함께 하는 과학사랑 이야기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9.04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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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발언대
이 동 문 <제천 홍광초등학교 교사>

"선생님, 오늘은 무엇을 실험해야 하나요"

수업이 끝나는 오후 3시 어김없이 과학반 학생들이 교실로 몰려온다. 하루 중 이 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초롱초롱 빛나는 눈으로.

"음, 오늘은 야광봉 만들기를 해야하니 팀원끼리 계획해 실험해보도록 하자."

이렇게 시작한 과학반 활동이 벌써 8년째다.

학교를 이동할 때마다 과학동아리를 조직했는데, 이곳 홍광초등학교는 '홍광 COS'라는 이색 과학동아리가 있다.

동아리 회원들은 30명에 이르며 매주 2회 모임을 통해 팀별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물론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자율적으로 팀을 구성하고, 팀별 과제를 수행해 나가며,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이렇게 생긴 결과물을 과학전람회나 YSC 과학탐구대회 등에 출품해 좋은 결과를 맺기도 한다. 과학동아리 회원들 모두 과학과 관련된 상을 한 번씩은 타 봤을 정도로 동아리 활동에 열심히 참여한다.

이 두 모임 외에 매주 금요일 동아리 회원들과 사회보호시설인 제천영·육아원을 찾아간다. 영·육아원 원생들도 매주 금요일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한다. 과학동아리가 이런 봉사활동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인근 대학의 한 교수는 실험에 필요한 물품울 구입하라며 선뜻 큰 돈을 지원하기까지했다. 이 밖에 내가 1주일에 한 번씩 과학수업을 하는 정진야간학교에도 가끔씩 와서 보조진행자 역할을 자처하며 과학실험도 보여준다.

동아리 회원들과 해마다 다양한 과학축전에 참가한다. 지난해 9월 증평에서 열린 항공우주과학축전에서 요구르트 병을 이용해 핸드폰 줄 만들기란 부스를 운영했는데, 매번 조용하게 학교생활을 하던 주만이가 갑자기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설명을 잘하며 시연을 보여줬던 일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저렇게 달라졌구나!'라고 새삼 느끼게 했다.

서울 과학싹잔치에는 천안으로 전학을 갔던 예빈이가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고자 엄마에게 떼를 써서 서울까지 달려 온 일도 있었다.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대한민국과학축전에서는 2개의 체험부스를 운영할 계획인데 서로 가겠다고 학생들간에 경쟁이 치열하다.

동아리 회장인 6학년 은선이가 항상 "선생님,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과학축전에 꼭 데리고 가야돼요"라고 3월부터 귀가 따갑게 말하곤 했다

프로그램 공모에 선정돼야 갈 수 있다고 말하면 "선생님은 그런 계획서 잘 쓰시잖아요"라며 과학축전에 참여하고 싶은 굳은 의지를 내비친다.

학생들이 과학을 재미있어 하고, 과학자가 되겠다는 마음을 갖고 활동하는 것을 볼 때 마음이 뿌듯하다. 과학동아리 활동을 통해 과학에 관심을 지니고 과학고를 간 학생들도 여러 명 있고, 벌써 대학교에서 과학자의 꿈을 키우고 있는 학생도 있다.

아주 가끔은 힘이 들고 지칠 때도 있지만, 진지하게 실험에 임하며 과학쪽으로 진로를 결정하는 학생들을 볼 때 보람을 느끼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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