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이 이룬 공연의 '기적'
이적'이 이룬 공연의 '기적'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8.30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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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장 공연 두달간 매진… 관객 1만명 돌파 눈앞
다음달 14∼16일 열리는 앙코르 콘서트도 예매 1위

실속 있는 공연'으로 성공… 불황 극복 해법 보여줘

음악가 이적의 의미 있는 행보가 공연 및 음반계에서 화제다. 2개월간 펼친 소극장 공연을 모두 매진시키며 관객 1만 명 돌파를 앞두자 곳곳에서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말이 들린다.

지난달 대학로 SH홀에서 펼친 '나무로 만든 노래'를 14회 모두 매진시켜 청신호를 밝힌 이적은 지난 22일부터 27일까지(총 7회) 동덕여대 예술센터에서 연 앙코르 공연까지 모두 팔아치웠다.

지금까지 동원 관객 수는 약 8700명. 소극장 공연계에서는 '신화'로 불리는 1만명 돌파를 위해서는 연장 공연이 불가피했고, 이적과 주최측은 고심 끝에 3회를 늘려 오는 9월14일부터 16일까지 2차 앙코르 콘서트에 나선다.

지난 28일 인터넷 예매사이트에서 시작한 티켓판매는 호조를 띠는 상황. 하루만에 판매율 1위를 기록 중이다. 만약 3회 좌석이 매진된다면 이적은 소극장 공연으로 1만명의 관객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달성하는 주인공이 된다.

지난 2005년 '적군의 방'이란 제목으로 대학로에서 작은 규모의 공연을 열었던 이적은 꾸준히 쌓은 노하우로 장기 소극장 공연에 도전했고 '제2의 대학로 열풍'까지 일으키고 있다.

2차 앙코르까지 합해 총 24회라는 장기 횟수에 나서는 저력은 90년대 초반 故 김광석의 성과와 비견된다. 동시대를 함께 보낸 공연 관계자 중 한 명은 "생전 김광석씨가 대학로 소극장의 대명사로 불렸는데, 요즘 이적을 보면 1990년대 대학로의 애틋한 정서가 살아난 듯하다"라며 감흥을 전했다.

이적의 공연이 사랑받는 이유는 그만의 편안한 매력이 한 몫을 한다. 그날 관객 분위기에 따라 레퍼토리를 바꾸는 엉뚱한 행동은 제작진을 당황스럽게 하지만 관객에게는 스릴과 감동을 함께 전한다. 실제로 관객의 사연을 듣던 이적이 청혼가를 불러주는 바람에 순서가 바뀐 날도 여럿이다.

또 관객을 세심하게 기억하는 꼼꼼한 성격도 만족도를 높인다. 관람연령 제한으로 7월 공연 당시 공연장 입구에서 돌아갈 수밖에 없던 6세 기현군의 사연에 아쉬움을 표했던 이적은 앙코르 공연에 기현군과 가족을 초대해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이적이 남은 3회 공연을 매진시켜 관객 1만 명을 돌파한다면 공연계도 일대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불황 속에서도 대형 공연장을 선호하다 결국 텅 빈 객석을 앞에 두고 노래해야 하는 사례가 느는 요즘 '실속있는 공연'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벌써 바람은 불기 시작했다. 빅마마가 31일부터 오는9월 9일까지 대학로 SH홀에서 데뷔 후 첫 소극장 공연에 나서기로 했다. 대학로 장기 무대를 고려하는 움직임도 여러 가수 사이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다.

대중 가수의 공연을 주로 기획한 한 관계자는 "인기 가수들도 대형 공연장에서 참패하는데 규모보다는 속을 채운 공연이 불황을 극복하는 해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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