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 박명식 기자
  • 승인 2022.08.30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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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지난 8월 29일은 경술국치(庚戌國恥) 112년째를 맞는 날이었다. 경술국치란 우리나라가 경술년에 일본제국에게 주권을 완전히 빼앗긴 치욕적인 사건을 말한다.

당시 무력을 앞세운 일제는 1905년 을사늑약을 통해 외교권을 빼앗고, 1907년 한일신협약을 통해 우리 군대를 해산시켰다.

이후 1910년 매국노 이완용과 일제 내각 총리대신 데라우치 사이에 합병 조약이 체결되면서 우리나라의 통치권은 일제에게 넘겨졌고, 친일파 윤덕영이 임금의 옥새를 빼앗으면서 35년간의 치욕스런 망국의 역사가 시작됐다.

앞날을 기약할 수 없었던 암울한 일제치하에서 우리 선조들은 나라를 빼앗긴 치욕과 통한을 뼈에 새기기 위해 매년 국치일 8월 29일에는 하루 세끼 밥을 굶었다.

일제로부터 해방이 되고 7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역사의식이 깨어있는 우리 국민들은 일본과는 가위바위보마저 져서는 안 된다는 결기를 불태우고 있다.

지난 문재인 정부까지도 부끄러운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은 채 역사교과서를 왜곡하고 영토침탈과 경제침략을 서슴지 않는 일본에 맞서 싸우는 것에 조금도 물러섬이 없었다.

그런데 윤석열 현 정부에 들어서 여전히 막나가는 일본의 손을 잡기 위해 무척이나 애를 쓰고 있는 모습이 역력해 졌다.

이를 잘 말해주 듯이 정부는 오는 11월 일본이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을 맞아 일본 해군의 위용을 과시하기 위해 벌이는 `관함식' 참가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 관함식은 일제 강점기였던 1940년 10월 요코하마 근해에서 일왕의 참관 아래 처음 실시됐던 해상 군사 퍼레이드로 행사에 투입되는 모든 일본 함대에는 제국주의 상징인 욱일기가 걸린다.

만일 우리 해군 장병들이 욱일기가 펄럭이는 이 관함식에 참가한다면 타 국가들로부터 조롱꺼리가 될 사건이자 우리 국민들에게는 제2의 국치를 느끼게 하는 사건이 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우려하는 주권 문제는 충돌없이 해결방안을 찾고 있는 중이며 또 과거사는 양보와 이해를 통해 빠르게 해결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석인 즉 더 이상 영토 문제와 과거청산 문제에 매달리지 말고 양국이 다시 친하게 잘 지내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윤석열 정부는 국민들에게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이번 일본 관함식에 우리 해군을 참가시킬 것이 자명해 보인다.

물론 아직 결정된 일은 아니지만 이 치욕스러운 행사에 굳이 왜 우리 해군을 참가시키려고 고민하고 검토해야 하는 것인지 따져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 선생님이 그토록 강조하셨거늘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다시 경술국치 시절로 되돌려 놓으려고 무척이나 애를 쓰고 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 군대에 짓밟혔던 중국의 초대 총리 주은래가 전쟁이 끝나고 중국을 찾은 일본 총리에게 던진 “和而不忘 後事之師”(응대는 하되 잊지 않고 훗날의 일에 사표로 삼겠다)는 사이다 발언이 부러울 따름이다.

나라에 힘이 없어 만들어진 치욕의 역사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지만 치욕의 역사를 잊어버리려고 하는 것은 진정 부끄러운 일임을 정부는 깊이 성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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