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업계 내일 규탄대회 … 철회 없을땐 공급 중단
건설업계 “자잿값도 계속 오르는데 … 공사 포기할 판”
내달 1일부터 시멘트 가격 추가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레미콘업계가 가격 인상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레미콘 공급 차질로 문제가 생기면 공사 현장이 `올스톱' 될 수 있어 건설사들도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3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시멘트 회사들은 다음달부터 시멘트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한일시멘트는 9월 1일부터 현재 톤당 9만2200원인 시멘트값을 10만6000원으로 15.0% 인상할 방침이다. 삼표시멘트 역시 시멘트 단가를 기존 t당 9만4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11.7% 올린다.
성신양회는 t당 9만2500원인 시멘트 가격을 13.5% 인상한 10만5000원에 출하한다고 밝혔다. 쌍용C&E, 아세아시멘트 등 업체들도 가격 인상 폭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시멘트 가격이 오르면 올들어 두 번째 인상이다. 시멘트사들이 시멘트 가격을 추가로 인상하려는 이유는 시멘트 제조비용의 30~40%를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 상승 때문이다.
앞서 시멘트사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시멘트 생산원가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유연탄 수급에 차질을 빚으며 올초 15% 가량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시멘트사들의 시멘트 가격 인상 예고에 레미콘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일부 시멘트 업체에 단가 인상 철회를 요청한 상태다. 이어 오는 25일에는 서울 여의도 중앙기업중앙회에서 관련 규탄대회 및 기자회견을 연다.
가격 인상 철회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다음달부터 건설현장에 레미콘 공급을 중단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충북레미콘협동조합 관계자는 “1년에 두 번씩 가격을 올리고 인상폭도 커 레미콘사들이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결국에는 중소기업인 레미콘사들만 다 죽는다”고 말했다.
레미콘 공급이 중단되면 건설현장이 공사를 할 수 없어 건설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시멘트 가격 인상은 레미콘 가격을 끌어올려 분양가 상승 등 주택사업 전반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이미 자잿값이 많이 오른 상황에서 레미콘 가격이 더 오르면 분양가에 반영할 수 밖에 없다”며 “시멘트업계의 비용 전가는 분양가와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국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중소·중견 건설사들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중견건설사 한 관계자는 “시멘트뿐만 아니라 다른 자잿값도 계속 오르고 있어 공사를 해도 남는 게 없다”며 “이미 계약을 한 현장은 시멘트 가격이 오르면 공사를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형모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