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에서의 혈육의 정 '눈물 펑펑'
이국에서의 혈육의 정 '눈물 펑펑'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7.07.25 2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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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헤이룽장성 영안시 조선족학교 청주 방문
   
"아빠, 저 호일이에요.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몰라요."

"아장아장 걷던 네가 이만큼 컸구나."

청주용성초등학교 강당에서는 24일 중국 헤이룽장성 영안시 조선족학교 학생 21명이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한국에서 조선족 취업자로 일하고 있는 부모와 친지 등을 만나는 상봉 자리가 마련돼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시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날 만남은 용성초와 자매결연을 한 조선족학교 방문단 26명이 교류활동을 통해 청주 방문을 계획하면서 한국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부모와 친지가 있는 학생들 위주로 선발해 이뤄지게 됐다.

조선족학교 방문단 학생 22명 중 21명의 부모와 친척들은, 가족부양을 이유로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8년까지 가족과 떨어져 생활해 왔다.

특히 서울에서 건축일에 종사하는 허영남씨(39)는 2살때 헤어진 아들 호일군(10)과 8년 만에 상봉했다.

허씨는 "제대로 걷지도 못한 아기일때 헤어졌는데, 밝고 씩씩하게 자라 줘 너무 고맙다"며"내년이면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훌쩍 커버린 아들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5년 만에 만날 아들 국(10)이 생각에 전날 한 숨도 못 잤다는 윤상철씨(37)는 "떠나기 전날 국이랑 이불 뒤집어쓰고 펑펑 울었던 생각이 났다"며 "3년전 한국에 입국해 식당에서 일하는 아내랑 열심히 돈벌어 다시 돌아가는 게 꿈이다"고 말했다.

이날 국이의 손목엔 시침조차 작동되지 않는 낡은 시계가 채워져 있었다. 5년전 윤씨가 첫 월급 타서 선물로 보낸 바로 그 시계였다.

임성주양(13)은 2년 만에 만난 어머니 임순자씨(35) 품에 안긴 5개월된 동생 민지 얼굴을 처음 대하기도 했다.

성주양은 "엄마가 보고 싶을때마다 사진을 꺼내 봤다"며"처음 보는 동생도 신기하고 너무 귀엽다"고 말했다.

조선족학생들은 지난 19일 10박 11일 일정으로 청주에 도착한 후 용성초 학생들의 가정에서 5일간 홈스테이 생활을 했다.

청주에 머무는 일정동안 용인에버랜드, 청남대, 고인쇄박물관, 한국도자기 등을 방문했고, 용성초 학생들과 함께 공동작품 발표회를 갖기도 했다.

방문단은 오는 29일 돌아가는 날까지 5박 6일 동안 그리운 부모, 친지와 함께 생활할 예정이다.

이기용 교육감은 "어린 자녀를 몇년 동안 만나지 못한 부모의 심정은 눈물로도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애절하다"며 "용성초와 조선소학교의 교류행사가 국가간의 교류의 물꼬를 트는 기회로 작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용성초 학생들은 이날 방문단과 그 가족들을 위해 태권도 시범과 비보이 공연, 바이올린 연주 등을 선보였다.

이날 행사에는 오장세 도의회의장, 손광섭 광진건설 회장, 박효영 민화작가를 비롯한 교육관계자, 학부모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용성초 학생들의 답방은 다음달 27일부터 오는 9월 1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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