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관리 강화 … 신규대출 중단 `혼란'
가계부채 관리 강화 … 신규대출 중단 `혼란'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1.08.2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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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 중단 - 카카오뱅크 등도 축소 방안 검토
“대출 규제 철회해달라” 청와대 국민청원 비판 게시글도
마이너스통장 일주일새 33% ↑ … 실수요자 불안감 증폭
첨부용. /사진=뉴시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주요 시중 은행들이 잇따라 신규 대출 중단에 들어가면서 혼란이 일고 있다.

은행 대출이 막히기 전 미리 대출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가수요'가 몰리는 등 부작용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이 오는 11월 30일까지 신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전면 중단한 데 이어 우리은행은 전세자금대출, SC제일은행은 일부 주담대 취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카카오뱅크는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1배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에도 신용대출 한도 제한을 요구해 대출중단 은행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권의 신규대출 중단·축소 소식에 이사를 앞둔 실수요자들이 패닉에 빠졌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정부의 가계대출 옥죄기를 두고 내 집 마련을 위한 사다리를 정부가 걷어차 버리려 한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정부의 대출규제를 비판하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한 청원인은 “금융위 (혹은 정부)의 입장에서 대출 총량에 대한 걱정은 이해하지만, 그 해결책을 이리 간단하고 단순하게 결정해서 시행하다니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서민을 잡는 정책은 그만 좀 만드시고 이번 대출 규제는 철회해 달라. 사회 문제들의 근본원인을 찾는 시간부터 가지고 심사숙고해 정책을 수립해 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NH농협은행 충북지역 관계자는 “부동산 담보대출 전면 중단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따른 것이나 대출 중단 불안감으로 인해 고객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대출 중단에 따른 분양권 문제, 전세퇴거자금 대출 등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23일까지 신청한 가계부동산담보대출과 가계부동산 버팀목전세대출 등 서민관련 대출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의 추가 규제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지금 당장은 필요 없어도 미리 받아두자는 `가수요'증가가 우려된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마이너스통장 신규건수는 7557건으로 집계됐다. 한 주 전 같은 기간(10~13일) 5671건 개설된 것과 비교하면 33.25%(1886건) 늘어난 규모로 신규 부동산담보대출 중단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사를 앞두고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 대출을 받으려던 실수요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자 금융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전날 금융위원회는 NH농협은행 등의 주택담보대출 취급중단 조치가 타 은행들로 확산될 것이란 우려를 일축했다. 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는 올해 가계대출 취급 목표치를 초과해 자체적으로 대출 중단을 단행한 것일 뿐 대출 취급여력이 충분한 다른 은행들까지 대출 중단이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설명이다.

/엄경철 선임기자
eomkccc@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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