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개장 협조를"… 마사회 공문 '비난'
"야간개장 협조를"… 마사회 공문 '비난'
  • 이재경 기자
  • 승인 2007.07.13 2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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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署 등 5개 기관 발송… "안내 위한 것일 뿐"
한국 마사회 천안지점이 야간경마 개장에 앞서 경찰서 등 공공기관에 '생뚱맞은'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 비난을 받고 있다.

마사회 천안지점은 지난 7일 천안경찰서와 천안소방서, 두정지구대, 한전 천안지점, 농협 성정동지점 등 5개 기관에 야간경마 시행과 관련한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 내용은 "13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일몰 후 야간경마(오후 6시∼밤 9시)가 진행되니 관련 기관들이 안전하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 적극 협조해달라"는 것.

공문 첫 머리에는 마사회가 사랑과 생명의 공익기업으로 고객들에게 즐거움과 사회에 최고의 가치가 주는 기업이라는 인사말도 쓰여졌다.

이 공문을 받은 경찰서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가뜩이나 치안수요가 넘쳐 경찰력이 모자라는 판에 대다수 시민들의 지탄을 받는 경마장을 특별 지원해 달라는 요구가 분에 넘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경찰은 "화상 경마장에 대한 시민들의 시각이 곱지않은데 이같은 공문을 받게돼 난감할 따름"이라며 "마사회 이익을 챙기기 위한 야간경마장 개장으로 야기될 범죄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한 꼴"이라고 말했다.

시민 김모씨(45)는 "경마에 중독돼 자살을 하고 가정이 파탄나는 지경에 마사회가 공익기업 운운하며 공기관에 협조공문을 보냈다는 게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지역구 시의원인 김영수 의원(열린우리당)은 "마사회의 협조요청 공문은 경마장이 치안과 교통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시설임을 반증해는 것"이라며 "마사회가 공기업이라면 수익에 앞서 사회환원사업에 우선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사회 천안지점 관계자는 "특별하게 경찰력을 지원받으려던 것이 아니라 화상경마장 야간 개장을 안내하기 위한 차원에서 공문을 보냈을 뿐"이라며 "(공문을) 받아들이는 쪽에서 오해를 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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