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국립충주박물관 건립 위치를 확정 발표한다. 심사 대상에 충주시 봉방동 탄금호 강변도 포함되었다. 거듭하여 말하지만 입지 선정이 주관적, 사회적, 정치적 판단으로 포장해서는 결코 안 된다. 8년 전 이점을 무시하고 산속으로 이전한 충주의료원은 도심 공동화를 초래하면서 진행형 적폐다.
박물관 입지 선정으로 고려되어야 할 큰 틀 두 가지가 도시경쟁력 강화와 접근성이다. 한 국가의 자긍심으로 일컫는 국립박물관은 문화유물을 보존·전시·교육하는 전통적 기능과 함께 도시경제를 활성화하는 뉴딜 사업이 병행되어야 한다.
연간 970만명이 찾아오는 파리 루브르박물관의 위치는 센강변의 도심이고, 부지면적은 축구장 25개와 맞먹는 20만6250㎡(6만2200평)다. 인접지에는 에펠탑, 미술관, 엔터테이트먼트, 호텔, 식당가, 공원, 식물원, 유람선, 광장, 연구소, 궁전, 영화관 등이 즐비하다.
필자가 견학한 러시아의 에르미타주박물관도 마찬가지여서 이 같은 복합벨트는 도심에서만이 가능하다. 세계 10대 박물관도 이와 유사한 맥락으로 이 요건을 갖출 수 있는 곳이 바로 앞의 강변이다. 이 기회에 지자체는 큰맘 먹고 검단나들목~충주역 사이에 상징적인 `국원탑'을 세워 희망과 기쁨을 선사해 주면 만세를 부르겠다.
지난해 장 훈은 “문화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접근성으로 지리적 분포와 가용성”을, 강나현도 “수익 창출에서 접근성은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비쳤다. 위성 지도를 펼쳐보자. 이 권역의 충주역은 머지않아 내륙선(수서-충주-거제)·충북선 고속철도의 환승역으로 태어나 법적 의무사항이 되어 도심 형성은 필연이다.
이달 1일 이시종 도지사는 충주역세권을 적극 개발하겠다고 공문으로 알려왔다. 또한, 전국 어디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중부내륙·동서고속도로의 관문지구다. 이뿐만 아니다. 청주국제공항역이 17분 거리로 좁혀져 국내외 원거리 이용객에게 이점을 줄 수 있다.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남한강 수계인 충주시를 비롯한 8개 시·군에 소재한 국보, 보물, 사적, 유·무형 등의 지정문화재가 556점에 달한다. 국립충주박물관 장소 선정에서 그 바로 옆에 몇 점의 문화재가 있다고 하여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위 후보지의 경관은 탄사가 나올 정도다. 동쪽의 충주천, 서쪽의 요도천, 남쪽의 달천강, 북쪽의 남한강이 만나는 탄금호는 무 결빙으로 철새와 텃새의 낙원이다. 강변 십리 벚꽃 길 노면은 `국토 종주 새재 자전거 길'이다. 어디 이뿐인가. 동쪽을 바라보면 충주 전설의 3대 명산인 계명산, 남산, 대림산과 그 사이에 월악산 영봉이 어울려 한 폭의 동양화와 같다. 합수머리 탄금대교와 우륵대교의 야간조명은 무지개 형상의 웨이브로 찬란하고 화려하다.
이달 3일 후보지에서 온종일 정밀계측기에 의해 냄새(NH3 포함)를 측정한 결과는 예상대로 제로 상태다.
지난달 초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국립충주박물관 건립 적지를 위 강변으로 선택한 주민이 71.2%로 나타나 절대 우위다. 최초 연기군에 행정수도를 설계한 곽영훈은 3년 전 충주특강에서 “충주가 서울·파리와 마찬가지로 강변을 도심의 중심축으로 정한 후 중원문화를 접목하면 무한히 번영할 것”이라고 역설하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차제에 본 소고가 국립충주박물관 위치 선정의 평정척도로 반영되길 기대하면서 시민 대토론회를 개최하여 더 빛나는 결실을 맞이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