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사 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5.09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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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와 한국의 잠룡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를 움직이는 100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반면, 2008년 미 대통령 선거에서 부시의 후임을 노리는 민주당의 배럭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은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특히 3월까지만 해도 힐러리에게 12%포인트 뒤지던 오바마는 지난달 말 실시된 미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스 리포트의 전화여론조사에서는 32%의 지지율로 30%의 지지율을 보인 힐러리를 제치고 선두가 됐다.

물론 내년 미 대선이 치러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남아 있고, 그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오바마가 미국에서 얻고 있는 대중적 인기만큼은 눈여겨 볼만하다.

2004년 처음으로 상원의원에 당선돼 이제 불과 2년여의 중앙정치무대 경험을 쌓았을 뿐인 오바마가 이처럼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미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케냐 출신 유학생과 캔자스주 출신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오바마는 '자신이 지금처럼 성공할 수 있는 나라가 미국 말고 또 어디에 있느냐'는 말로 미국인들의 꿈과 희망을 일깨우고 있다. 꿈과 희망만큼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은 없다. 내일이 오늘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은 성취욕을 부른다. 삶의 여러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세상을 살만하게 느끼게 하는 힘인 것이다. 주나라 주공은 "정치란 간단명료해야 한다. 정치가 복잡하고 어려우면 백성과의 사이에 거리가 생긴다. 간단명료할 때 백성은 정치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정치 초년병답지 않게 정치를 단순화시켰다. 세계 최강국 미국을 제대로 굴러가게 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꿈과 희망'의 화두를 잡아 낸 것이다, 오바마의 두 저서 '아버지가 준 꿈'이나 '희망이 가져다주는 대담함'은 그를 꿈과 희망의 전도사로 만들고 있다.

한국에서도 몇 개월 뒤면 대통령선거가 열린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유력한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 가운데 꿈과 희망을 되살려주는 후보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권력욕과 제 앞길만 챙기려는 눈에 거슬리는 다툼에 국민들은 등을 돌리고 있다. 우리도 꿈과 희망을 일깨우는 대선 후보를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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