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화재 현장에서 살신성인(殺身成仁) 정신을 발휘해 소중한 생명을 지켜낸 공무원이 있다. 불길 속으로 용감하게 뛰어들어 인명 구조 활동을 펼친 `영웅'은 진천군시설관리사업소 소속 직원 최재덕씨(33·사진)다.
20일 오후 1시 11분쯤 진천군 진천읍 생거진천종합운동장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K5 승용차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조수석에서 시작된 연기는 곧 시뻘건 불길로 바뀌었다.
화재 소식은 운동장 인근 생거진천국민체육센터에까지 알려졌다.
때마침 센터 로비에서 업무를 보던 최씨. 그는 `불'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뛰쳐나가 직선거리로 400m가량 떨어진 화재 현장으로 향했다.
최씨가 도착했을 때 화마(火魔)는 무서운 기세로 차량을 삼키고 있었다. 신고할 겨를조차 없었다.
최씨는 무작정 차량 주변으로 가 인명 수색을 시작했다. 불과 연기가 쉴 새 없이 솟구치는 탓에 온 감각을 동원해야 했다.
바로 그때였다. 뒤로 젖혀진 운전석에서 희미한 인기척이 느껴졌다.
최씨는 뜨겁게 달아오른 문고리를 힘껏 잡아당겼다. 잠시 후 문이 열리자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는 젊은 남성이 눈에 들어왔다.
최씨는 남성을 부둥켜안아 차량 밖으로 끌어냈다.
긴박했던 상황은 119가 현장에 도착하고 나서야 마무리됐다. 소방당국은 차량을 휘감은 불길을 잡는 동시에 구조된 남성을 병원으로 옮겼다. 이 남성은 현재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의 발 빠른 대처가 만들어 낸 기적이다. 그는 “불길을 본 순간 예삿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뒤 생각하지 않고 차 안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부터 살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천만다행으로 남성을 빨리 발견해 구조할 수 있었다”며 “소중한 생명을 지켜내 기쁘다”고 말했다.
/조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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