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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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9.12.18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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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의 시읽는 세상

 

김 사 인

`다 공부지요'
라고 말하고 나면
참 좋습니다.
어머님 떠나시는 일
남아 배웅하는 일
`우리 어매 마지막 큰 공부 하고 계십니다'
말하고 나면 나는
앉은뱅이책상 앞에 무릎 꿇은 착한 소년입니다.

어디선가 크고 두터운 손이 와서
애쓴다고 머리 쓰다듬어주실 것 같습니다.
눈만 내리깐 채
숫기없는 나는
아무 말 못하겠지요만
속으로는 고맙고도 서러워
눈물 핑 돌겠지요만.

날이 저무는 일
비 오시는 일
바람 부는 일
갈잎 지고 새움 돋듯
누군가 가고 또 누군가 오는 일
때때로 그 곁에 골똘히 지켜섰기도 하는 일

`다 공부지요' 말하고 나면 좀 견딜 만해집니다.

#누구나 살면서 크고 작은 일을 겪습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그러한 운명을 타고났습니다. 다만,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걸어가는 길이 달라집니다. 100세 인생이라고들 하지만 단 하루도 같은 날은 없습니다. 해가 뜨고 지는 일도 다른 것처럼 말이지요. 자연의 작은 변화에도,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에도 깨우침이 있습니다. 사는 게 다 공부라는 시인의 말이 위로가 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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