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사 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4.2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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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명동서일필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라더니, 충청북도의회가 그 꼴이다. “전국적으로도 유례없는, 충북도의정 최초의” 인사특위 구성 논란은 “스스로 꼬리 내린, 제 발등 찍는” 결과로 나타나고 말았기에 하는 말이다.

정우택 도지사의 정실, 코드, 낙하산인사를 문제 삼은 이필용 도의원의 발언에 이재충 행정부지사가 정당한 인사를 매도하지 말라는 강력한 반박에 촉발된 인사특위 구성 합의가 무산되고 행정자치위 행정사무조사로 수정됨으로써 빚어진 일련의 해프닝을 바라보는 도민들의 심정은 집행부의 독선이나 집행부를 견제는커녕 알아서 기는 도의회나… 더 이상 긴 말을 할 수가 없다.

이번 인사특위 해프닝에 있어 고약한 것은, 먼저 도의원으로서 집행부를 견제 감시하는 본래의 역할을 포기한 도의원들이다. 보도에 의하면, 인사특위 구성에 있어 찬반으로 의견이 갈린 기준이 한나라당 대선후보인 이명박과 박근혜 지지세력 간의 갈등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를 지지하는 한나라당 소속 도의원들은 박근혜를 지지하는 정우택 지사를 견제하는 인사특위 구성을 반대한다는 것이다. 더욱 한심한 것은, 이들 중에는 정 지사가 자신(이모의원)을 모지구당위원장으로 공천한 후 종전 지사와 대립각을 보이다가 밀월관계로 급변했다고 한다.

다음, 언론의 보도행태이다. 도의회 인사특위에 대한 본질에 접근하는 보도를 해야 함에도, 양측이 서로 기자회견 공방을 한 정도를 가지고 ‘정면충돌’ 이라고 선정적으로 몰고 나서, 도의회가 제 역할을 하겠다는 데에 같은 당 의원들이 공세를 취해 갈등 양상을 겪는다 하더니, 도의회와 집행부가 대립각을 세우면 도정이나 도민들의 피해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바꾸고, 아예 도지사가 발목잡는 세력으로 도의회를 사실상 지목한 것이라는 사설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보도과정이 그렇다.

끝으로, 오장세 의장의 석연찮은 태도이다. 도지사 말대로 인사 청탁을 했다면 당장 그 자리에서 물러날 일이고, 아니라면 분명히 따져서 밝힐 것이며, 당초 의도했던 도지사의 그릇된 인사 문제를 바로 잡도록 본연의 임무수행에 충실할 일이다. 더 이상 갈팡질팡하지 말고 도의회 수장으로서 걸맞은 위상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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