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 일회용품 사용 자제해야
장례식장, 일회용품 사용 자제해야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9.11.18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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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류 쓰레기 문제가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플라스틱이 바다의 주 오염원으로 떠오르면서 쓰레기 섬이 생겨나고 있고, 바다 생물의 생명마저 위협하면서 인간의 삶도 안전하지 못한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지구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심각해지면서 세계가 이를 극복하려는 조치로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플라스틱 쓰레기양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편리함을 무기로 가정마다 한 번 사용하고 버리기가 일상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플라스틱류는 분해하는 데만 해도 10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는 보고이고 보면 지구 환경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하다.

이처럼 플라스틱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는 가운데 지난 14일 한국소비자원은 청주에서 일회용품 규제 사각지대인 장례식장에 대해 문제를 짚어보는 자리를 가졌다.

친환경장례문화 확산을 위한 세미나-장례식장 일회용품 줄이기란 주제로 열린 이날 발표에 따르면 2014년 환경부 조사결과 우리나라 장례식장 1곳에서 1년간 소비되는 일회용품 사용량은 밥그릇 73만개, 접시 144만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전국 장례식장으로 확대해 보면 일회용품 개수 합이 연간 약 2억2000만개의 일회용품이 사용되고 버려지는 어마한 양이다. 5년 전보다 더 많은 일회용품이 사용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장례식장의 일회용품 사용량은 더 많아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장례식장 일회용품 규제는 정부에서 2014년 이미 관련법 개정안에 따라 시행된 바 있다. 그만큼 장례식장에서의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이 많았던 탓이다.

그러나 조리·세척시설이 있는 장례식장에 한해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한다는 허술한 규제는 오히려 일회용품 사용을 부추겼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일회용품과 음식물이 분리수거도 없이 상을 덮었던 비닐과 함께 통째로 종량제 봉투에 버려지면서 심각한 환경문제를 야기 시키는 것이다.

충북의 실태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처음으로 충북의 장례식장 운영과 현황 모니터링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충북은 현재 50개의 장례식장이 운영 중이며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비율이 93.6%로 대부분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회용품을 갖춘 장례식장에서도 일회용품 사용비율이 90%에 이르면서 강력한 일회용품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흥미로운 것은 이용자 인식조사다. 플라스틱 재앙이란 경고에도 장례식장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이유로 충북지역 조사대상 상주 측은 `문상객 응대의 신속성'을 가장 많이 꼽았고, `세척 등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 `그릇 재사용에 대한 거부감' 등을 들었다.

반면 장례식장 측은 다회용품을 사용할 경우 애로사항에 대해 `인건비 비용부담'을 가장 많이 꼽았고, `직장노조에서 일회용품지원', `위생문제', `다회용전환시 정부지원 필요'등이라고 응답했다.

비용과 편리성이 일회용품 사용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플라스틱과의 전쟁이라고 말할 정도로 일회용품 쓰레기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지구촌 과제다.

실효성 있는 정책이 추진되려면 강력한 규제와 더불어 제도적 지원이 추진돼야 한다.

비용과 편리성으로 압축된 분석자료를 토대로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지역조례 제정과 재정지원 등 제도방안이 시급히 보완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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