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유치, 충청인의 저력 보여줄 때다
아시안게임 유치, 충청인의 저력 보여줄 때다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9.03.03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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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형모 취재총괄팀장(부국장)
이형모 취재총괄팀장(부국장)

 

충청권 4개 시도지사들이 지난 28일 이낙연 국무총리와 조찬 간담회에서 `2030년 아시안게임 공동유치'에 협조를 요청하면서 사실상 유치전에 막이 올랐다. 충청권 4개 시도지사들이 모두 참석해 아시안게임 공동유치 의지도 확인했다.

충청권 체육계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대전지역은 야당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아시안게임 유치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찬반 논란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졸속 추진', `객관적 경제성 분석과 공개', `의견 수렴 절차 이행', `허영된 이벤트 행사', `치적쌓기용`, `선거용'등이 반대의 이유로 제기됐다. 여론수렴을 거치지 않은 것과 대회 유치 비용, 개최 후 경기장 활용 방안 등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비해 아시안게임 충청권 공동 유치를 처음 제안한 충북은 의외로 조용한 분위기다. 비록 충북이 유치 명분으로 드러내놓지 않더라도 낙후된 충북 체육시설 확충의 속 뜻이 있다는 점에 도민들은 대체적으로 공감을 하고 있는 듯하다.

하계 유니버시아드 공동 개최를 추진했다가 실패하자 아시안게임으로 선회한 의도에 대해서도 예상외로 비난의 목소리가 크지 않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열악한 체육인프라를 갖출 기회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가는 듯 보인다.

아시안게임 유치를 반대하는 측이 제기하는 우려도 일부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지만 모처럼 충청권이 한목소리로 유치를 나선 마당에 정치적 프레임을 씌우거나 졸속 추진으로 몰아가는 것은 올바른 지적은 아니다.

충청권은 경제력과 발전속도에 비해 국제사회에 홍보할 기회가 없었다. 도시 성장과 이미지 브랜딩으로 무형의 막대한 성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은 스포츠대회 유치만 한 게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올림픽과 월드컵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아시아인들의 축제인 아시안게임 유치는 충청권 관광활성화에도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우려하는 이유보다 대회 유치로 얻을 수 있는 파급 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 대회를 유치해보자는 것이다.

그렇다고 대회 유치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외면해도 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국제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건립된 초대형 시설은 생활스포츠 시설로 활용되기 어려워 예상 낭비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도 사실이다.

2018년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강원도는 아직도 당시 새로 지은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강릉 하키센터,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 등 3개 전문 체육시설에 대해 사후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14년 아시안게임을 치른 인천시의 경우에도 아직도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될 부분이다.

시작부터 반대 목소리가 거센 데는 지자체들이 여론형성 없이 앞서간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유치단계부터 철저한 계획과 준비로 충청인이 단합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2030년까지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충청권 4개 지자체는 만약 새로 짓게 되는 시설물에 대한 사후 관리와 활용 방안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기존 체육시설 활용과 공동 개최로 인한 예산 부담 경감에 대한 홍보와 설득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것이 일부에서 제기하는 우려를 넘어 충청권 화합의 길로 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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