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숙자기자의 그림으로 읽는 자연이야기
연숙자기자의 그림으로 읽는 자연이야기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3.2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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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빛 파란 큰개불알풀
그림 신경아

사람의 눈을 자극하는 것 중에 하나가 빛입니다. 강한 빛일수록 강한 인상을 남기지요. 꽃도 마찬가지입니다. 꽃빛에 따라 그 꽃이 주는 아름다움을 각인시켜 놓습니다.

오늘 만나 볼 큰개불알풀은 파란색 꽃빛이 눈길을 잡아끄는 꽃입니다. 이름 앞에 '큰'이라는 접두사가 붙여졌지만 어린아이 손톱만한 작은 꽃들이 여린 꽃받침에 올려져 하늘바라기를 하고 있습니다. 종류에 따라 개불알풀, 큰개불알풀, 선개불알풀 등으로 구별하다보니 그 중 가장 큰 꽃잎을 지녀 큰개불알풀이라 이름 지어졌습니다.
꽃을 보면 영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지만 씨앗을 보면 이름의 비밀이 담겨져 있습니다. 이외에도 봄을 알려주는 까치라는 의미로 봄까치꽃, 잎이 부드럽다고 땅비단(地錦)이라고도 불립니다. 꽃은 언뜻 파란빛으로 다가오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꽃의 중심이 흰빛에서 청색으로 퍼져나가며 짙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흰빛의 중심에는 두 개의 수술이 한 개의 암술을 놓고 마주보고 있습니다. 수술들의 기세 등등함을 엿볼수 있는데, 한 꽃에서의 암수 비율의 차이는 가장 원초적인 번식의 전략인 셈입니다. 하늘이 내려앉은 듯한 이 꽃빛도 알고 보면 반사되어 내보내어지는 빛입니다. 즉, 꽃이 간직하고 있는 고유의 색이 아니란 것이지요. 우리는 '파란하늘꽃'하고 이야기하지만 큰개불알풀이 이 이야기를 듣는다면 웃지 않을까요 이렇게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진실을 자연은 꽃빛으로 보여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각도를 달리하면 또 다른 식물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매일 얼굴을 마주하던 사람도 언뜻 바라본 옆모습에서 새로운 느낌을 받듯, 무릎을 낮추고 옆에서 꽃을 응시하면 새롭게 말 걸어오는 꽃의 소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하늘이 일렁이는 꽃의 소리를. ▲ 큰개불알풀은 전체에 짧은 털이 있으며 바닥을 기며 자라는 줄기 마디에서 꽃이 핀다. 볕이 잘 들고 약간 습한 길가나 빈터에서 잘 자라고 흰빛이 도는 연한 하늘색 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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