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선 KTX 직선화 추진 … 충북 초긴장
호남선 KTX 직선화 추진 … 충북 초긴장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8.10.3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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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국회의원들 모임 구성 … 활동 본격화 예고
평택~오송 복복선화 예타 신설노선 포함 요구
오송역 직격탄 불구 충북 갈등 우려 대응 자제
(왼쪽) 31일 오전 국회에서 '세종역 포함 호남 KTX 단거리 노선 신설 및 지역현안 논의를 위한 호남국회의원 간담회'가 열렸다. /뉴시스 (오른쪽) 지난 30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충북 국회의원들이 조찬 모임을 갖고 KTX 세종역 신설저지와 지역 현안 해결 등을 논의했다.
(왼쪽) 31일 오전 국회에서 '세종역 포함 호남 KTX 단거리 노선 신설 및 지역현안 논의를 위한 호남국회의원 간담회'가 열렸다. /뉴시스 (오른쪽) 지난 30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충북 국회의원들이 조찬 모임을 갖고 KTX 세종역 신설저지와 지역 현안 해결 등을 논의했다.

 

호남지역 국회의원들이 천안에서 세종을 직접 연결하는 호남선 KTX의 직선화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충북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KTX 분기역이자 세종시 관문역 역할을 해온 오송역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호남 의원들은 31일 국회에서 모여 천안~세종~공주로 연결되는 호남선 단거리 노선 신설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호남 KTX 노선이 오송역을 우회함에 따라 접근성과 비용 등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진행 중인 평택~오송 간 복복선화 예비타당성 조사에 신설 노선에 대한 조사도 포함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기로 했다. 이들은 `세종 경유 호남선 KTX 직선화 추진 의원 모임'을 구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 의원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충북 정치권과 시민단체, 충북도 등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세종을 거치는 호남선 KTX의 직선화가 현실화하면 오송역의 위상이 추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유일의 고속철도 분기역이란 타이틀도 다른 역에 빼앗길 수 있다.

그동안 거론된 기존 노선에 세종역을 신설하는 것보다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 직선 노선이 생기면 오송역 정차 횟수가 큰 폭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더욱이 세종역 신설을 추진하는 세종시가 호남선 단거리 노선에 찬성하고 나설 경우 상황은 심각해진다.

충북은 세종시뿐 아니라 호남 정치권까지 상대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고립무원의 난감한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맞대응은 자제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정부가 세종역이나 호남 단거리 노선 신설 등을 검토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즉각 대응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 지역 간 갈등으로 비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논란이 확산해 정치 쟁점화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두영 충북비대위 운영위원장은 “세종역 신설은 타당성이 없다고 결론났고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힌 만큼 정부가 중심을 잡고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정치 쟁점화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충북 출신 국회의원들은 지난 30일 조찬 회동을 하고 세종역 및 천안~공주 KTX 호남선 신설은 명분과 실리가 없는 부당한 정치적 요구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세종시 관문역인 오송역의 위상과 기능을 끝까지 사수하기로 뜻을 모았다. 오송역이 애초 세종시 관문역으로 출발했고 그동안 그런 역할을 했다는 점을 정부와 정치권 등에 적극 알리기로 했다.

다만 세종역 관련 문제가 지나치게 정치 쟁점화하는 것은 경계했다. 충북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형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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