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道 송유관 구멍 뚫고 기름 46만ℓ 주유소로 '직배송'
고속道 송유관 구멍 뚫고 기름 46만ℓ 주유소로 '직배송'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8.06.2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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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송유관에 구멍뚫고 인근 주유소로 유입
4개월간 46만1280ℓ 훔쳐 5억3000여만원 이득

경찰, 3명 구속·6명 불구속 등 일당 9명 붙잡아



경부고속도로 인근 송유관에 구멍을 뚫고 46만ℓ의 기름을 훔쳐 인접 주유소에서 이를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경부고속도로 인근 송유관에서 기름을 빼돌려 판매한 일당을 검거해 송유관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강모(53)씨 등 3명을 구속하고 한모(46)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 등은 지난해 4월10일부터 8월30일까지 약 4개월간 충남 천안 경부고속도로 인근에 매설된 송유관에서 기름 46만1280ℓ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훔친 기름을 인접 주유소에서 시세보다 100~150원 싼 가격에 판매해 총 5억30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고속도로 지표면 3m 아래 매설된 송유관에 구멍을 뚫은 뒤 송유관에서 9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주유소 저장탱크까지 석유를 운반하기 위해 고속도로를 가로질러 파이프를 설치했다. 이 파이프에는 고압호스를 설치해 송유관 내부의 석유가 주유소 저장탱크로 유입시켰다.



송유관 내 석유 유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진동감시센서나 압력계도 설치했다. 석유 유입이 감지된 경우에는 휘발유와 경유, 등유인지를 확인, 설치한 비중계와 분기관을 이용해 자신들이 임차한 주유소 내 석유별 저장탱크에 저장했다.



이들은 도유 판매 주유소 선정 및 임차 업무자와 송유관 천공기술자, 주유소 실제 관리자와 명의상 관리자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며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또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주유소를 관리하는 명의상 관리자와 실질 운영자를 분리하고 주기적으로 이들을 교체했다. 도유 시설물이 설치된 사무실 부근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범행 현장 주변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기도 했다.



범행 주유소를 선정하고 임차하면서 송유관에 구멍을 뚫는 천공기술자 역할을 맡은 강씨는 같은 혐의로 수배 중이었다. 강씨는 2015년 4월9일부터 같은 해 11월26일까지 경북 경주시 율동에서 같은 방법으로 기름을 빼돌린 혐의로 대구지검의 수배를 받고 있었다. 강씨는 해당 사건으로 수배 중이던 때인 지난 3월에도 전남 여수 인근 지역에서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시도했다.



경찰은 지난해 8월 해당 송유관 훼손을 확인한 대한송유관공사의 제보를 받고 한국석유관리원과 공조해 수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송유관에 고압호스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폭발이 일어날 수 있고, 이로 인해 송유관 등 시설물이 파손되거나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불량 도유 시설이 방치될 경우 기름이 새어 나와 주변 토양이나 하천 오염 등 환경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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