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사 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3.02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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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은 대선 주자 비서가 아니다
지금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은 국회의원인가 대선주자 비서인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국회의원이 특정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나무랄 것은 아니지만, 대선 후보가 탄 말의 고삐를 잡고 다니는 꼴은 참으로 보기 거북스럽다. 정치를 하면서 줄을 잘서 출세하려는 것은 고금(古今)을 막론하고 있는 일이니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요즘 우리나라 국회의원 그중에서도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의 처신을 보면 국회의원인지 대선주자 비서인지 분별이 안된 의원들이 있어 보기 민망하다.

일부 한나라당의원들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한나라당대표를 모시는 모습을 보면 아무리 유력한 대선 후보라 하지만 너무하다 싶은 행태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진영에는 벌써부터 비서실장이니, 대변인이니 기획단장이니 하는 직함들이 즐비하다. 이들 두 대선 후보가 행차하면 수십명의 의원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경호를 하고 악수나 박수부대 노릇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같은 당 의원들끼리 얼굴을 붉히며 으르렁대기도 한다. 그런데 이 같은 형태는 조만간 다른 여타 당에서도 일어날 것이니 참으로 걱정이다.

한마디로 실망스럽다. 아직 자신들이 지지하는 주자가 공식후보로 결정된 것도 아닌데 너무들 충성을 맹세하고 있는 꼴이라니, 저러고도 국회의원인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로 국민을 위해 일을 해야지 대선주자의 비서여서는 안 된다. 자신에게 표를 준 유권자를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정치활동은 자유라지만 국회의원이 대선주자 비서 노릇이나 해서야 되겠는가. 의정을 소홀히 하면서 세비만 꼬박꼬박 받는 것은 양심불량이다.

지금 국회에는 사학법, 주택법, 국민연금법 등 경제·민생관련 입법을 완료해야 할 현안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대선주자 비서노릇이나 할 한가한 때가 아닌 것이다. 대선주자 진영에 몸담고 있음을 자랑할 때가 아니다. 국민들은 대선주자 진영의 직함을 자랑스레 여기는 국회의원을 눈여겨 볼 것이다. 아무쪼록 국회의원들은 반성하고 대선주자의 비서가 아닌 국회의원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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