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가족史 사진족보로 재탄생
잃어버린 가족史 사진족보로 재탄생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7.12.27 2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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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기 사진작가 6·25때 소실된 족보 현대적 재구성

자료수집 5개월 … 사진 700명· 인물 내력 함께 엮어

사진작가 김운기씨(사진)가 6·25 전쟁으로 잃은 가족의 뿌리를 사진족보집으로 펴내 화제다.

`족보의 뿌리 행복의 뜨락'으로 엮은 사진족보집은 1947년 김 작가의 아버지가 가족을 이끌고 38선을 넘어 월남하면서 없어진 가족사를 사진으로 정리했다.

사진족보의 시조는 김 작가의 아버지 김은림으로 정하고 창도 김씨로 가계도를 만들어 사진으로 보는 족보를 완성했다. 전통적 족보의 개념에서 21세기 신개념 족보 형태로 제작한 사진족보는 5개월이 넘는 자료수집과 가족 한명 한명의 내력을 글로 적어 누구나 읽고 보도록 했다.

또 전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사진족보라는 점도 사진작가로서의 자부심도 크다. 빛바랜 사진 속에 깃든 가족사는 추억과 더불어 시대의 현상도 가늠할 수 있다.

사진 한장 한장이 모여 지나온 긴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족보는 700여장에 이르는 흑백사진과 컬러사진의 교차 속에 가족이라는 끈끈한 사랑과 유대감은 아름다운 감동으로 전해진다.

김 작가는 “족보란 조상 대대로 이어져 온 한집안의 기록이다. 하지만 6·25 전란으로 귀중한 족보가 없어졌다. 김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지만 정확한 뿌리를 찾지 못해 안타까움이 컸다”며 “평생 사진기자로 사진작가로 일하며 틈나는 대로 찍었던 가족들의 사진을 모아 족보로 가족사를 남기자는 생각에 사진족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이 어떻게 변할 줄 모르지만 사진족보를 통해 집안 후손들이 집안의 내력과 항렬, 이름 등을 대를 이어 기억하고 뿌리로 삼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지금은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이고 성묘마저 차단된 고향을 가족 나름의 방식대로 기억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충북사진작가협회 출범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김 작가는 충북 사진의 역사도 한 권의 사진첩으로 구상 중이다.

김 작가는 “지역에서 사진작가협회에 대한 자료가 미흡하다”며 “훌륭한 충북 사진작가들의 작품과 삶을 조명해 지역문화예술사를 정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연지민기자
yea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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