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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날이 장날

時 論 방석영<무심고전인문학회장>l승인2017.10.13l수정2017.10.1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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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석영<무심고전인문학회장>

누군가에게 볼일이 있어서 방문했는데, 공교롭게 장이 서는 날이라 그 누군가가 장에 가고 없을 때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말을 한다. 어떤 일을 추진하는 도중 생각하지 못한 낭패를 당하는 경우에 쓰이는 속담이다. `마누라 때린 날 장모 온다'는 속담과 머피의 법칙을 떠올리면,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속담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산을 챙겨서 집을 나섰더니, 곧 비가 올 것 같던 하늘이 맑게 개이고, 오랜만에 세차를 했더니 비가 내리는 등의 징크스 즉, `잘못 될 수 있는 일은 반드시 잘못 된다. (If Anything Can Go Wrong, It Will)'는 것이 머피의 법칙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고, 마누라 때린 날 장모가 오고, 우산을 챙겨서 집을 나섰더니 하늘이 맑게 개이고 세차를 했더니 비가 내리는 것 등은 일견하기에 우연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라는 말처럼 그 어떤 요행도 우연도 없다. `잘못 될 수 있는 일은 반드시 잘못 된다'는 머피의 법칙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세상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인과(因果)의 법칙에 의해 운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과(因果)란 원인의 질량이 그대로 보존되며 결과로 나타남을 의미하는 말로써,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며, 향 싼 종이에서 향내 나고 생선 싼 종이에서 생선 내 나는 것이 바로 인과다.

가는 날이 장날이고, 마누라 때린 날 장모가 오는 것은 언뜻 우연처럼 보이지만 결코 우연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가는 날이 장날인 상황을 만나는 것이 무조건 언짢아하거나 짜증 낼 일은 아니다. 재수가 없다거나 운이 나빠서 생긴 일이라며 재수와 운 등에 원인을 떠넘기는 것으로 값싼 위안을 삼는 일도 없어야 한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면, 장날이라는 것을 확인도 하지 않고 집을 나선 자신의 삶의 자세 및 마음가짐을 최우선적으로 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 만나야 할 사람이 장에 가고 없어서 낭패를 당한 것은 장날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그 무엇도 확인하지 않은 채, 집을 나선 자신의 잘못일 뿐이다.

마누라를 때린 날 장모가 와서 낭패를 당한 것 또한 장모가 온 사실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자신의 마음이 들뜨고 흐트러지고 탁해짐으로써 마음의 평정을 잃고 마누라와 싸웠고, 급기야 마누라를 때릴 정도로 마음의 0점 조정이 깨진 것이 근본적인 원인일 뿐이다. 결국 가는 날이 장날이고 마누라 때린 날 장모가 온다는 속담이 전하는 최종 메시지는, 자신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모든 문제들이 들뜨고 흐트러지고 탁해진 자신의 마음이 원인이 돼서 일어나는 결과임을 깨달으라는 것이다.

그리고 언제 어느 곳에서나 눈앞의 현실을 직시하고 정견 할 수 있도록 들뜨고 흐트러지고 탁해진 마음을 가라앉히고 모으고 맑힘으로써 마음을 0점 조정하라는 것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공자님은 `君子求諸己(군자구저기) 小人求諸人(소인구저인)' 즉, 군자는 자기 자신에게서 구하고 소인배는 타인에게서 구한다고 말씀하셨고, 조지 버나드 쇼는 “사람들은 항상 자신이 처한 환경을 탓하지만 나는 환경을 믿지 않는다. 자신이 원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사람이 바로 세상을 이끌어 가는 사람”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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