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 가는 생활도구 <65>
잊혀져 가는 생활도구 <65>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2.0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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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끼
무뎌진 날 세워 힘차게 쩍쩍~
▲ 도끼를 하늘 높이 처들었다가 내려치면 나무가 잘리거나 쪼개졌다. 글·사진 김운기편집위원 도끼는 나무를 베거나 장작을 쪼개는데 쓰이는 생활도구다. 한쪽은 쐐기 모양의 긴 쇠날에 반대쪽은 다각형의 두툼한 머리를 가졌고, 그 중간에 구멍을 뚫어 긴 나무자루를 박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도끼는 전세계인이 사용하고 있으며, 나라마다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모양의 도끼가 사용되고 있다. 나무를 자르거나 쪼갤때 사용하는 도구 도끼는 날붙이의 일종으로 나무를 자르거나 쪼개거나 깎기 위한 도구인데, 주로 목공구(木工具)로써 사용된다. 쐐기꼴의 예리한 강철 날에 나무로 된 긴 자루를 붙인 것으로, 날카롭고 단단한 날에 비해 반대쪽의 날등 부분이 두껍기 때문에 내려칠 때 파괴력이 커서 두꺼운 목재를 자를 수 있다. 자루로는 보통 떡갈나무·너도밤나무·전나무·호두나무 등 단단한 나무가 이용된다. 한편, 소형인 것을 손도끼, 대형의 것을 큰도끼라고 한다. ▲ 나무를 자르거나 쪼갤때 쓰는 도끼. 쐐기처럼 한쪽은 날이서고 한쪽은 두툼한 모양이다.

도끼의 역사는 오래되어 인류가 만든 최초의 도구라고도 하는데, 그 원형은 석기시대의 '돌도끼'에서 볼 수 있다. 돌도끼는 석영(石英)·안산암(安山岩)·현무암 등 단단한 돌을 재료로 하여 이것을 쪼개거나 혹은 갈아서 날을 세운 것으로, 적당한 돌이 없는 곳에서는 패각이나 대형동물의 뼈 등이 이용되었다.

이 날을 자루에 연결시키기 위하여 덩굴이나 새끼로 결속하고 여기에 끈끈한 접착제 등을 발라서 굳히는 방법을 취했다. 그 후 금속의 사용과 함께 도끼는 가장 먼저 청동, 다음에 철, 마지막에는 합금철로 만들게 되었다. 도끼는 고대부터 중세에 걸쳐서 유럽·중국에서 널리 목공용구나 전투용구로써 사용되었다. 또 도끼는 많은 민족에 의해 신의 상징이나 신기(神器)로써 신성시되어 종교적 의례의 대상으로써 쓰여지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작은 도끼 3~4개를 끈으로 꿴 것이나 이를 넣은 주머니를 부인들이 허리에 차기도 하였고, 특히 혼인 첫날밤 신부는 이 도끼들을 요 밑에 깔아두었다. 또 이렇게 하면 아이를 못낳는 이도 잉태할 수 있다고 믿었다. 도끼에는 여성의 생식기를 쪼개서 막혔던 부분을 뚫는 주력(呪力)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도끼 종류를 보면 나무 베는 도끼는 날이 얇고 넓은 것이 장점으로 날을 숫돌에 갈아 사용할 수 있는데, 힘 좋은 젊은이는 아람드리 나무를 순식간에 찍어 넘길수가 있었다. 날이 얇은 도끼는 집짓는 재목을 다듬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장작을 쪼개는 도끼는 나무의 종류에 따라 크기와 형태가 다르다. 작은 나무 결이 질긴 나무는 볼이 두텁고 무거운 도끼를 사용하고, 결이 좋아 잘쪼개지는 참나무 등 잡목을 쪼개는 도끼는 얇고 작은 도끼가 쓰인다.

도끼의 사용은 나무를 (장작)쪼개는 일이나 나무를 찍어내는 일이 주로 쓰여진다. 그러므로 나무를 찍을 때는 도끼를 하늘 높이 쳐 들었다가 순간 힘을 이용해 내려쳐야 그 내려치는 힘으로 나무가 잘 쪼개지기도 하고, 잘 찍혀 나간다. 농촌에서 가을걷이가 끝나고 나면 이엉을 엮어 지붕을 해 잇고 남정네들은 추운 겨울을 나기위한 난방용과 취사용으로 쓰일 땔나무를 해다 쌓아놓는 것이 일과였다.

땔나무는 죽은 나뭇가지인 '삭정이', 가을에 떨어진 솔잎을 갈퀴로 긁어 오는 '솔가리', 가랑잎을 긁어 담은 '갈잎나무', 썪은 나무그루터기를 뿌리째 뽑아오는 '고주박'등으로 구분한다.

우리나라는 1945년 8월 15일 광복과 1950년 6·25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치안이 허술해지자, 땔감용으로 무자비하게 나무들이 벌채되어 푸른산들이 벌겋게 헐벗은 민둥산으로 변했다.

이에 박정희 대통령은 1960년대 이후 무연탄을 대대적으로 채광, 가정연료로 공급하면서 나무를 함부로 자르지 못하도록 '산림록화'에 전력을 기울여 40여년이 지난 지금은 '푸른 금수강산'을 되찾았다.

1950~60년대 도끼 만드는 대장간 붐벼

그래도 몰래 나무를 자르는 도벌이 성행했던 1950~60년대는 도끼가 나무 자르고 장작을 패는데 요긴하게 쓰여 도끼를 만드는 대장간들이 전국적으로 붐볐고, 시골장날 도끼 파는 난전이 장터마다 열렸었다.

세상 변하는 것을 '격세지감'이라고 했던가. 요즘 도시주변 길거리에서 각종 도구를 판매하는 만물상 품목중에는 미국서 건너온 도끼와 중국서 대량으로 생산된 도끼들이 즐비, 우리 것을 잃어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옛 조상들은 손때 묻은 도끼를 대물림으로 물려주고 보물같이 여겨 언제까지나 보존했었는데, 이제 문명이 발달돼 나무를 사용하는 시대도 지나고, 쓰기에 편리한 전기 공구들이 나오자 도끼가 사라져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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