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의류매장 개장에 성안길 술렁
대형의류매장 개장에 성안길 술렁
  • 고영진 기자
  • 승인 2007.01.29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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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영프라자 3월 입점 놓고 상인과 갈등
   
▲ 지난 26일 구 청주백화점앞에서 성안길번영회화 롯데영프라자 입점 비상대책위 회원등 1백여명이 결의대회를 갖고 롯데영프라자의 입점반대 투쟁을 다짐했다./전경삼기자
대기업 계열 대형의류매장 개장을 앞두고 '청주 성안길 상가'가 술렁이고 있다.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 옛 청주백화점 자리에 들어설 '롯데영프라자'가 오는 3월 개장을 앞두고 대대적인 마무리 공사에 돌입하자 성안길 상인들이 공용주차장 건립사업 참여와 입점 공사에 따른 영업손실 보전, 중복 브랜드 입점 반대 등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에 있는 성안길에는 현재 500여개의 유명 의류 브랜드, 스포츠 용품 등의 점포가 영업 중으로 롯데는 이 곳에 옛 청주백화점 건물을 리모델링해 오는 3월 중순쯤 영프라자를 개장할 예정이다.

롯데영프라자가 개장하면 기존 성안길 상인들 중 대부분은 쇼핑 편의성에 의한 상권 경쟁력 부재로 인해 영업에 상당한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롯데영프라자 개장을 앞두고 국내 유명 의류, 스포츠 용품 회사들이 계약만료 시점이 도래한 기존 대리점에 계약 연장을 해주지 않는 사례가 속출해 기존 매장 업주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같은 상권내에 1곳 이상의 대리점을 계약할 수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쇼핑이 편한 구조인 쇼핑몰에 입점해야 기존 대리점 형식의 점포보다 매출이 신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사업초기 막대한 권리금과 시설비를 투자해 개설한 의류 매장의 점포 계약기간과 대리점 계약기간의 차이로 점포를 다른 의류 브랜드 매장 또는 전혀 다른 업종의 매장으로 전환해야할 처지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워낙 많은 유명 의류 브랜드가 롯데영프라자에 입점할 것으로 예상돼 성안길 로드숍 매장들은 업종 전환도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주 성안길에서 의류매장을 하고있는 박모씨(54)는 "롯데영프라자에 입점하기 위해 상당수의 의류 브랜드 본사가 현재 성안길에서 영업중인 자사의 지점에 기간연장 계약을 해주지 않고 있다"며 "롯데영프라자 오픈으로 인해 동일 업종·동일 브랜드로 영업하고 있는 소규모 상인들은 모두 문을 닫아야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박씨는 또 "롯데쇼핑이 성안길 상인들의 생존권을 고려하지 않은 채 대형쇼핑몰인 영프라자 개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롯데영프라자가 입점할 경우 성안길 패션의류 매출이 반 이상 줄어들고 유동인구가 감소하는 등 연쇄적인 피해가 불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는 영프라자의 소음과 진동으로 인한 문제 또한 주변 상인들과 쇼핑객들에게 지적되고 있다.

롯데영프라자 주변의 한 상인은 "우리 점포는 여성고객들이 대다수인데 롯데영프라자 공사로 인한 소음과 진동 등이 심각해 예민한 여성고객들의 발길이 끊겼다"며 "이에 대한 사과나 해명 등이 전혀 없었다"며 분개했다.

이들은 현재 성안길 로드숍에서 영업하는 브랜드와 중복되는 브랜드의 입점 반대와 롯데영프라자 입점 공사에 따른 주변 점포의 영업손실을 보전해 줄 것, 성안길 주차장 건립사업에 동참할 것 등을 롯데쇼핑 측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성안길연합번영회 이성규 회장은 "우리 상인들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협조적 상생 관계를 모색하겠다"며 "그러나 우리의 목소리를 무시할 경우 끝까지 투쟁해 롯데영프라자의 입점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6일 옛 청주백화점 앞에는 성안길연합번영회와 롯데영프라자 입점비상대책위원회 회원 및 성안길 상인 150여명이 모여 "상도덕을 상실한 '롯데영프라자'의 입점을 반대한다"며 결의대회를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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