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녹음 파일' 김수현 "대화는 과장·허풍일 뿐"
'고영태 녹음 파일' 김수현 "대화는 과장·허풍일 뿐"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7.07.0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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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 "남자들끼리 사담…기획 폭로 아니다"

 이른바 '고영태 녹음 파일'을 만든 장본인인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가 '최순실 게이트' 등 국정농단 폭로를 기획, 조작하지 않았다고 재판에서 증언했다.

 김 전 대표는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61)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직권남용권리행사 등 방해 혐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이 밝혔다.

 녹음 파일엔 김 전 대표가 고영태(41)씨와 류상영 전 더블루케이 부장 등 주변 인물들과 나눈 대화가 담겨 있다.

 최씨 측은 녹음파일 대화를 근거로 고씨와 류 전 부장, 김 전 대표 등이 국정농단 사건을 기획해 폭로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김 전 대표에게 "고씨 등과 사익을 위해 '최순실 게이트'를 조작하고, 재단의 돈을 빼내려 했는가"라고 묻자, 김 전 대표는 "그런 사실이 없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김 전 대표는 "더 과한 얘기를 하기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곤 했다"라며 "류 전 부장이나 고씨나 (과장되게)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저도 고씨의 허풍, 허세 등을 맞춰주는 입장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녹음 파일 속 당사자 중 1명인 류 전 부장도 앞서 지난 5월 증인으로 나와 "녹음 파일 속 대화 내용은 상상과 허위"라고 증언한 바 있다. 김 전 대표도 류 전 부장과 같은 취지의 증언을 내놓았다.

 검찰은 또 "일각에서는 류 전 부장과 증인(김수현)이 통화를 나누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죽이자'라고 했다면서, 국정농단 사건은 재단을 장악하기로 한 고씨 일당의 음모라고 한다"라고 물었다.

이에 김 전 대표는 한숨을 쉬며 "류 전 부장은 허황되게 말하는 게 많았다"라며 "실제로 그렇게 안 되면서도 그렇게 얘기하는 거다. 개인 간의 얘기였고, 저나 류 전 부장이나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하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최씨는 헌법재판소의 박근혜(65)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증인으로 나가 "고씨, 김 전 대표 등이 나를 협박했다"라는 취지로 증언한 바 있다. 김 전 대표는 "그런 적 없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 전 대표는 그간 최씨의 형사재판이나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채택됐어도 줄곧 출석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출석해 증언하게 된 경위를 밝히기도 했다.

 김 전 대표는 "녹음 파일이 공개돼 힘들었다"라면서 "남자들끼리의 사담, 과장된 허풍이 그대로 나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힘들었다. 지금은 어느 정도 (후폭풍이) 지나 사실을 들어주실 것 같아 나왔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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