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내용대로의 日 도시바 인수, 한국에겐 최상의 시나리오"
"현 내용대로의 日 도시바 인수, 한국에겐 최상의 시나리오"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7.06.2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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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시장 지각변동 없어 국내 기업들에게는 도약 기회
9부 능선을 넘은 '한·미·일 연합'의 일본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인수가 한국에 있어서는 최상의 시나리오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는 25일 "현재 알려지고 있는 내용대로 인수가 진행되면 SK하이닉스가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가져온다거나 기술 제휴를 하는 등의 가능성은 적어보이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있어서는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한·미·일 연합의 총 출자 금액은 약 2조엔(약 20조4532억원) 수준이다.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가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 지분 50.1%, 일본 국책은행인 정책투자은행이 16.5%의 지분을 가져갈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33.4%는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와 한국 SK하이닉스가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도시바 측이 매각에 반대하고 있는 미국 웨스턴디지털 측을 달래기 위해 한미일 연합에 웨스턴디지털을 합류시킨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큰 틀에서는 일본계 자본이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 기술 유출을 막고 고용 안정을 꾀할 전망이다.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는 주요의안 거부권을 손에 쥐었지만 경영권을 좌지우지하는 위치는 아니다.

웨스턴디지털이 합류하게 되면 SK하이닉스가 도시바와의 R&D(기술개발) 협업 등의 기회를 창출할 가능성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해서 이미 도시바와 일본 욧카이치 공장을 공동운영하고 있는 웨스턴디지털 역시 현재의 위치에서 달라질 것도 없다.

한국 기업에 있어 최악의 시나리오는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지각변동이었다.

지난 1분기 기준 도시바는 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36.7%)에 이어 2위(17.2%)에 머물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웨스턴디지털(15.5%)에 이어 4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낸드플래시를 발명한 도시바는 3D 낸드의 개념을 고안한 반도체 업계의 거물로 2D 낸드에서도 최고의 공정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이 도시바를 인수한다면 삼성전자가 위협받게 된다.

마이크론(11.1%)이나 인텔(7.4%), 혹은 막대한 자본력을 자랑하고 있는 중국 기업이 도시바를 가져갔다면 업계의 지각변동은 불가피하다. 그렇게 되면 3개사 체제로 재편됐던 D램 치킨게임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도 충분하다.

D램의 경우,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43.5%, 27.9%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어 이미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상태다.

이승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방식으로 인수가 결정된다면 잠재적 경쟁자들의 진입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시장 수급의 변수 혹은 업계 구도가 흔들릴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특정 주인이 없이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라 도시바가 공격적은 투자를 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경쟁력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고 이는 곳 한국 기업에게는 또 다른 도약의 기회가 된다.

김록호 하나금융그룹 연구원은 "중국 및 대만 진영으로 인수되지 않으면서 새로운 경쟁자 진입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피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SK하이닉스에 있어 기술 및 생산 측면에서 협력 여부를 논하기는 이르지만 가능성은 생겼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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