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지방의회 女의장 수난시대
충북 지방의회 女의장 수난시대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7.06.0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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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희 충북도의장 경제특위 운영 놓고 리더십 시험

고은자 보은군의장 추경 예산안 편성에 자진사퇴 압박

꼼꼼한 활동 기대 불구 정당 정치 한계 극복 어려워
충북도내 지방의회 여성 의장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충북의 지방의회 중 여성이 의장을 맡고 있는 의회는 충북도의회와 보은군의회 두 곳이다.

김양희 충북도의회 의장은 경제조사 특별위원회 운영을 놓고 리더십을 시험받았고, 고은자 보은군의회 의장은 여당으로부터 자진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김 의장은 도의회 사상 첫 여성 의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민선 6기 후반기 도의회 의장에 당선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의장 선출 과정에서 한국당 의원들이 주류와 비주류로 나뉘어 심각한 갈등을 겪었으나 이를 봉합하는 조정 능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최근 특위 구성을 놓고 여야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리더십이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충북도의회는 `충북 경제현안 실태조사를 위한 행정사무 조사 특별위원회'구성과 운영을 놓고 여야가 심각한 갈등을 겪었다.

특위는 구성부터 파행을 예고했다. 자유한국당 단독으로 구성되면서 `반쪽 특위'로 전락했다. 지난해 `청주 항공정비(MRO)산업 점검 특별위원회'의 재판(再版)이 됐다.

이 특위는 한국당의 조사 범위 협상 요구에 민주당의 선(先) 특위 해산 주장이 맞물리면서 파열음을 냈다. 특히 특위 파행을 놓고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도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양당 내에서 소모적 논쟁을 종식하고, 협상을 통해 정치적 절충점을 찾자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8일 정례회에서 표결을 통해 재의 요구가 부결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김 의장은 정치력에 상처를 입었다.

고은자 보은군의회 의장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김양희 의장과 함께 충북 최초의 여성 의장 자리에 오른 고 의장은 지방의회에서 여풍(女風)의 주역이다.

그러나 최근 집행부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배경을 둘러싸고 계속 잡음을 내면서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놓고 여야가 정면으로 충돌한 것이다.

군 의회는 지난해 12월 예산심의 때 집행부의 애초 예산 가운데 체육 관련 예산 51억5120만원을 삭감하며 `추경에 예산을 다시 살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1회 추경예산에 이 예산을 포함한 애초예산 568억1125만7000원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예결특위 위원 7명 가운데 4명이 백지 삭감조서를 제출하는 바람에 나머지 3명이 삭감 조서를 제출했으나, 과반에 미치지 못해 애초 예산에서 삭감했던 예산이 모두 부활했다.

공교롭게도 그 뒤 군의 주민 사업비가 삭감 조서를 낸 군 의원의 지역구에 한 푼도 배정되지 않으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고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고 의장직에서 물러나지 않으면 의장 불신임안을 제출할 태세다.

여야가 대립하면서 주민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어 고 의장의 정치력이 주목된다.

지역의 한 정치인은 “여성 정치인은 성실하고 꼼꼼한 의정활동을 해 의장 역할을 잘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정당 정치의 한계를 뛰어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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