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탐방 박물관
테마탐방 박물관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7.01.2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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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충북대학교 박물관

기록없는 역사 구석기인 삶속으로 '시간여행'

 소개
충북대학교 박물관은 1층 상설전시실과 2층기획전시실, 야외전시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설전시실은 구석기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의 유물을 시대별·유형별로 전시하고 있으며, 기획전시실은 하나의 테마를 갖고 특별전을 개최하고, 광장에는 석탑과 석불, 고인돌 등을 전시하고 있다.(문의 043-261-2902)

▲ 구석기 유적 발굴의 산 증인인 이융조 교수. "박물관의 전시장은 구석기 유적으로 동굴 유적과 한데유적으로 분류해 전시되고 있습니다. 발굴 30년이 넘은 청원 두루봉 동굴과 해마다 전 세계 유수지역에서 국제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단양의 수양개 유적은 단순한 발굴 차원이 아니라 전 세계 구석기 연구의 중심지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세계인들이 그 가치를 인정하고 높게 평가하고 있는 구석기 유적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이 우리 박물관의 큰 자랑거리입니다." 구석기란 말만 꺼내도 술술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는 이융조 교수(65·충북대고고미술사학과)는 중원지역 유적 발굴과 연구로 평생을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우리나라 구석기 유적 발굴사의 산 증인이다. 그의 삶 터인 충북대학교 박물관에는 구석기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유물들이 시대별, 유형별로 전시돼 있다. "고고학자로서 발굴과 연구에 힘을 쏟을 수 있었던 것은 학교라는 울타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이 교수의 말 처럼 충북대 박물관은 대표적 구석기 유적이 있는 곳이다. 수양개 유적 등 구석기 유물의 보고 ▲ 청원 두루봉 처녀굴에서 발굴된 동굴곰으로 복원작업 후 실물로 전시되어 있다.

특히 전시 유물에는 충북 지역에서 발굴된 단양 수양개유적과 구낭굴 유적, 청원 두루봉동굴 유적 등에서 출토된 구석기 사람뼈, 석기, 뼈 연모, 동물화석이 전시되어 있어 구석기 유물의 보고라 할 수 있다.

말없는 역사를 인간이 남긴 흔적을 통해 과거와 소통하려는 고고학이야말로 끊임없는 노력과 시간, 그리고 열정으로 과거를 발굴하는 작업이다.

30년 연구활동 발자취 '고스란히'

이러한 발굴의 현장을 지켜며 30여년 연구활동을 해온 이 교수의 발자취가 박물관에 고스란히 전시돼 있다.

1층 전시실은 구석기 문화와 유물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 발굴된 뼈의 흔적을 통해 당시 인류의 행위를 3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찍은 자국과 긁은 자국, 자른 자국을 통해 당시 살았던 사람의 생활 모습과 함께 동물을 잡고, 먹고, 해체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과학적인 분석과 연구로 인간의 생활사를 볼 수 있도록 전시하고 있는 1층 전시실은 있는 그대로의 유물을 전시하는 자연사 박물관과는 다르다"고 말하는 이 교수는 "구석기인들이 생활에서 쓰다 버린 유물을 통해 그들이 먹고, 입고, 연모로 사용한 흔적들에서 행동을 추정해 역사의 발달과정을 실물과정으로 보여줄 수 있는 전문적인 특수박물관으로 구석기시대를 상설 전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원 두루봉동굴은 광산 채굴로 파손이 심한 상태의 위험한 상황에서 발굴을 시작했는데, 로프를 매고 올라가 발굴한 '동굴곰'과 10차례 현장 발굴조사를 실시한 '흥수아이'는 오랜 시간 복원작업을 통해 고고학적 연구 성과를 거뒀다"며 "폭우 속에 발굴이 이루어진 단양의 수양개 유적은 50여 곳의 석기 제작소와 3만여점의 석기를 발굴하는 등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의 구석기유적지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 청원 두루봉에서 흥수아이 출토 모습. 한민족의 기원 연구와 구석기인의 생활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 교수는 "청원 두루봉동굴은 3분의2 이상 파손된 상태에서 발굴을 시작했는데 사유재산이었던 점과 당시만 해도 정부 정책이 개발에 초점이 맞춰졌던 시기여서 코끼리 상아, 코뿔소, 사람의 뼈를 발굴한 세계적인 유적지이지만 보존하지 못해 두고두고 후회된다"며 기쁨과 아쉬움을 토로했다. "발굴된 유물을 통해 당시 살았던 역사 속 인물들의 사회의 구조와 환경을 복원함으로써 폭 넓은 관점에서 문화를 조망할 수 있는 연구가 계속돼야 한다"고 말하는 이 교수는 "흥수아이는 현대사람과 슬기 슬기사람(호모사피엔스 사피엔스)의 특징을 함께 갖고 있어 한민족의 기원 연구에 중요한 의미가 있는 유물로, 현재 구석기의 본고장으로 일컬어지는 프랑스 고인류학회에서 병리학자까지 참여한 연구가 진행되고있어 1월말쯤이면 죽음의 원인까지도 밝혀질 것"이라며 새로운 학설이 제기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그는 일반인들이 구석기 문화를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 "규칙과 특징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단양의 수양개 유적에서 발굴된 슴베찌르개.

이 교수는 "돌은 깨지는 원인이 있다. 한 지점에 충격을 주어 깨지는 현상은 시대별로 비슷하게 나타나는데 슴베찌르개나 밀개, 긁개 등을 잘 살펴보면 반복적이고 규칙적으로 나타나는 형태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며 "문화가 발달할수록 다양하고 세분화되지만, 그래도 그 도구의 쓰임새와 기능에 맞게 효율적인 모습에서 나타나는 특징적 형태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2층 특별 기획전시실에서는 '한성부 판윤 김원택 묘역 출토 복식 특별전'이 개최되고 있다.

사대부 묘역에서 출토된 복식 전시

청주시 흥덕구 산남동 택지개발지구 묘역에서 출토된 복식(服飾)을 소개하는 특별전은 300년전 조선후기 정승 집안의 시어머니와 두 며느리의 의복 118점을 2월 말까지 전시한다. 이외에도 박물관 앞 광장에는 제천 황석리 선돌, 제천 방흥리 고인돌, 승주 우산리 고인돌, 통일신라시대 석불, 고려시대 3층석탑, 조선시대 5층석탑 등 석조물 60여점을 전시해 놓았다.

수만년의 인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옛 사람들의 흔적을 찾아내고, 그들의 삶을 새롭게 조명하는 고고학은 과거로 들어가는 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충북대학교 박물관은 누군가 살다간 자리를 또 다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인류의 삶의 현장이기도 하다.

 찾아오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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