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고장 청주시 한숨 돌려 직지 정책·연구 강화해야
고려금속활자 `증도가자'가 진품이 아닌 것으로 판명돼 `직지심체요절(이하 직지)'의 위상이 지켜지게 됐다.
문화재청 동산문화재위원회는 13일 증도가자에 대한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안건을 심의해 부결했다. 특히 문화재위원회는 증도가자가 보물로서의 가치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고, 증도가자가 `증도가'를 인쇄한 활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7년간 지속됐던 `증도가자'의 진위논란이 일단락되면서 `직지의 고장'을 표방했던 청주시도 한숨 돌린 상황이다. 하지만 이날 위원회는 “시대를 특정할 수는 없으나 오래된 활자일 가능성은 있다”고 인정하면서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게 됐다.
이 같은 논란의 여지는 청주시가 20년 넘게 추진해온 직지관련 사업으로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시는 그동안 `현존하는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 직지'에만 매달려 추진한 사업들이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그런가 하면 제2, 제3의 증도가자가 언제든지 발견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지'와 관련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학계 관계자는 “문화재청의 심의에서 증도가자가 보물 지정에 부결을 결정했지만 직지의 위상은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 이에 대비한 정책의 전환이 수립돼야 한다”며 “지난 20여 년간 시에서 추진한 직지 사업을 보면 직지라는 이름만 붙여진 일회성 행사가 대부분이다. 이번을 계기로 직지의 가치를 높이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7년간 증도가자 논란이 진행되면서 학술부문이 강화돼야 한다는 인식의 계기가 되었다”면서 “인적자원이나 예산이 강화되고, 직지축제도 예산의 20~30%가 학술축제로 개최해 자료를 누적하고 지속적인 연구가 이뤄지도록 정책 변화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연지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