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에서 `생명의 은인'으로 정태욱·이상민 특별한 동행
`동료'에서 `생명의 은인'으로 정태욱·이상민 특별한 동행
  • 노컷뉴스
  • 승인 2017.04.11 19: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잠비아전 경기중 의식 잃어

신속 응급처치로 생명 구해

수비수 포지션 선의의 경쟁

“월드컵 같이 뛰고 싶다”

같은 포지션이자 룸메이트, 여기에 생명의 은인까지… 수비수 정태욱(아주대·왼쪽)과 이상민(숭실대)의 브로맨스가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U-20 축구대표팀의 수비수 정태욱은 지난달 27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잠비아와 2017 아디다스컵 4개국 국제축구대회 2차전에서 후반 35분 상대 선수와 공중볼을 다투다 충돌한 데 이어 그라운드에 다시 한번 충돌하며 의식을 잃었다.

당시 이상민의 빠른 응급조치가 정태욱을 살렸다. 이상민은 정태욱의 말려들어간 혀를 끄집어 낸 뒤 인공호흡까지 하는 빠른 초동조치로 자칫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었던 동료를 구했다. 덕분에 이상민은 당시 응급조치를 함께 했던 김덕철 주심과 함께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이 사고로 정태욱은 목뼈 미세골절 부상을 당해 6주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21명의 U-20 월드컵 출전 명단을 가리기 위한 예비 엔트리 25명에 정태욱을 포함했다. 정태욱은 자신의 U-20 대표팀에 부임한 이래 꾸준히 발탁한 만큼 기량 면에서 확신이 있었을 뿐 아니라 위험한 사고 당시 팀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했던 `화학적 역할'까지 한 만큼 `내가 데리고 가야 하는 선수'라고 소집 이유를 밝혔다.

U-20 월드컵을 40여일 앞두고 다시 만난 두 친구는 경기도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같은 방을 함께 쓴다. 생명의 은인이자 같은 포지션에서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하는 둘의 인연은 좀처럼 뗄래야 뗄 수 없다.

사실 이 둘의 인연은 오래되지 않았다. 지난해 1월 제주도에서 소집된 U-19 대표팀에서 처음 서로의 존재를 알았다. 하지만 둘은 이상하리만큼 빨리 친해졌다. 그리고 위기의 순간 정태욱을 이상민이 살렸다.

11일 파주NFC에서 만난 둘은 마치 만화영화 `톰과 제리'의 두 주인공처럼 쉴 새 없이 티격태격하는 20대 초반의 모습 딱 그대로였다. 이상민이 “(정)태욱이가 죽을 때까지 고마워해야 한다”고 농을 치자 정태욱은 “이러니까 더 고맙다고 하기 싫다”며 고개를 돌려버렸다. 정태욱은 “내가 고맙다는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며 멋쩍은 듯 표정으로 배시시 웃는 이상민을 쳐다봤다.

정태욱은 “아픈데도 감독님이 뽑아주셔서 감사하다. 친구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최종 21명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를 지켜보던 이상민은 “태욱이는 우리 팀에서 버팀목 역할을 하는 중요한 선수다. 함께 최종 명단에 들어 월드컵을 같이 뛰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노컷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