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객 웃긴 타고난 연극쟁이
서울 관객 웃긴 타고난 연극쟁이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7.01.15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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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쟁이 유씨를 통해 죽음과 삶을 풍자"
   
▲ 연극 ‘염쟁이 유씨’(김인경 작·위성신 연출)로 한국 모노드라마(1인극)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연극배우 유순웅(45)씨./유현덕기자
서울 대학로 연극무대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인기를 얻고 있는 유순웅씨(45·충북민예총)의 '염쟁이 유씨'가 또 다시 연장공연에 돌입하면서 세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역 연극이 서울 무대에서 성공하는 것은 거의 전무할 만큼 열악한 상황에서 모노드라마로 1년여를 무대에 서고 있는 유씨를 충북민예총사무실에서 만났다.

장기 공연 탓인지 까칠한 모습에 체력이 많이 소진해 보인 그는 "겨울은 공연하는 배우들에게 여건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체력이 부치지만 관객들의 힘으로 버틴다"며 말문을 열었다.

약 3만명의 관객을 모았다는 '염쟁이 유씨'의 인기 비결에 대해 그는 "조상대대로 염을 업으로 살아온 집안에서 태어나 삶과 죽음의 경계를 바라보며 살아온 유씨의 경험을 통해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연극으로. 개그적 성격의 연극이 관객동원을 했던 기존 사례에 비해 염쟁이 유씨는 의미와 재미의 경계선을 조화있게 다루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다"며 "작품의 시기성도 맞고 또 공연 중 관객을 불러내어 참여시킴으로써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자랑거리가 되다보니 입소문도 많이 났다"고 말한다.

그는 또 "연극에서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소재"라며 "연극을 통해 잘 살았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과 무엇이 잘 사는 것이냐라는 방법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고 남의 아픔을 내 아픔처럼 느끼는 시간을 관객과 나눔을 통해 소통하고 싶다"고 밝혔다.

배우뿐만 아니라 연출자로도 활동해온 그는 "지역에는 사람이 없다보니 무대에도 서고 연출도 하게 되었지만. 가능하면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인 배우로서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

지역 연극이 성공하려면 창작밖에 승부수가 없다고 말하는 그는 "지역 연극인들의 연기나 기초실력은 중앙무대와 별 차이가 없다고 본다. 다만 나만이 연기를 할 수 있는 내 작품. 내 것이라는 트레이드마크 작품을 통해 빛을 발해야 는데. 대부분 다른 지역에서 공연한 작품을 다시 무대에 올리다보니 그 배우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란 인식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며 "같은 작품을 색다르게 보여줄 수 있지만 이는 한계가 있다. 힘들어도 자기 정체성을 찾기 위한 작업을 창작을 통해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씨는 "지역문화의 가능성을 위해 지역언론과 지역공연의 윈윈전략도 필요하다고 본다"며 "예술이 힘이 될 수 있는. 예술로 가능성이 있는 모델이 자주 생겼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4월까지 대학로에서 연장공연 후 부산에서 한 달 간 공연을 갖고 다시 서울공연에 들어갈 계획이라는 유씨는 "서울은 시장성이 워낙 넓은 곳이라 공연을 더할 필요성도 있고. 또 확실하게 자리를 굳히는 의미로 3~4년 더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장기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극 '염쟁이 유씨'는 지난 2004년 청주에서 초연 후. 지난해 2월 국립극장에서 서울공연을 개최했고. 3월부터 대학로로 무대를 옮겨 장기공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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