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국민께 송구 … 성실하게 조사 받을 것”
박근혜 전 대통령 “국민께 송구 … 성실하게 조사 받을 것”
  • 하성진 기자
  • 승인 2017.03.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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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서 `두 문장' 입장표명

모든 혐의 전면 부인 … 진술 거부권 행사 안해

검찰 “朴, 질문에 따라 구체적 의견 개진도”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7시10분께 박 전 대통령이 저녁식사를 마치고 다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 조사는 형사8부 한웅재 부장이 진행했다. 한웅재 부장은 `최순실 게이트'가 처음 불거졌을 때 부터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을 맡아 수사해왔다. 그만큼 한 부장이 조사할 부분과 쟁점이 많다고 볼 수 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 소환조사에 맞춰 최순실씨,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9)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소환했지만 모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소환에 불응했다. 일각에선 박 전 대통령과 대질심문을 염두에 둔 소환이 아니었느냐는 관측이다.

이들이 모두 소환에 응하지 않으면서 검찰 대질신문은 어렵게 됐다. `대질신문을 염두에 둔 소환이었느냐'는 질문에 검찰 관계자는 “그것까지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 “전략을 미리 공개하는 곳이 어디에 있느냐”고 반문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오전 9시35분부터 시작됐다. 한웅재 부장은 `대통령님', `대통령께서'라고 호칭하고, 박 전 대통령은 `검사님'으로 불렀다.

조사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이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적은 없었다. 또 질문에 따라 구체적인 의견개진도 하면서 조사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성을 높이는 등의 행동도 없었으며,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아직 쉬는 시간을 가진 적도 없다.

특수본에 배속된 서울중앙지검 노승권 1차장 등 검찰 수뇌부는 조사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으면서 전체적인 상황을 조율했다.

일부 사항은 김수남 검찰총장에게도 보고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한웅재 부장의 조사가 끝난 후 특수1부 이원석 부장을 투입해 조사를 이어갔다.

검찰 관계자는 “질문이 한두 개가 아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박 전 대통령의 답변 태도를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질문에 따라 답변과 상황이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은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칩거한 지 9일 만에 삼성동 자택에서 나와 서울중앙지검으로 이동했다.

박 전 대통령은 오전 9시24분쯤 검찰 청사에 도착했다. 짙은 남색 코트 차림으로 차에서 내린 박 전 대통령의 얼굴은 다소 부어 있었다.

차에서 내린 박 전 대통령은 곧바로 옅은 미소를 지은 뒤 검찰 직원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어 경호원의 호위를 받으면서 천천히 청사 정문으로 걸음을 옮겼다. 박 전 대통령이 청사 정문에 서자 카메라 플래시가 연신 터졌다. 이를 의식한 듯 박 전 대통령은 잠시 포토라인에 멈춰 섰고, 곧바로 취재진이 첫 질문을 건넸다.

“검찰 수사가 불공정했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묻자, 박 전 대통령은 질문을 건넨 기자와 땅을 번갈아 본 뒤 입을 열었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청사에 들어선 뒤 검찰 직원 및 경호원의 호위 속에서 곧바로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이어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와 10분가량 티타임을 가진 뒤 본격 조사에 돌입했다.

/하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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