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前수석 "대통령, 국민연금 의결권 챙기라 지시"
청와대 前수석 "대통령, 국민연금 의결권 챙기라 지시"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7.03.1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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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전 고용복지수석 "삼성 합병 등 구체적 지시 아냐"
"안종범·정호성·김진수 라인이 진행했을 것" 설명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추진 될 당시 '국민연금공단 의결권 관련 사항을 챙겨봐달라'고 지시했다는 청와대 전 수석의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다.

다만, 이 지시를 할때 박 전 대통령이 '삼성물산 합병'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의연) 심리로 열린 문형표(61)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2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최원영(59)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은 "말씀을 들은 기억은 나는데 회의인지 전화인지는 기억이 정확치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전 수석은 다만 "대통령 말씀은 의결권을 챙겨보라는 일반적인 내용이었다"며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당시 노홍인 행정관을 불러 합병 상황을 파악해보라고 했고, 이후 다른 행정관을 통해 보고 받았지만 대통령에게 보고하진 않았다고 진술했다.

최 전 수석은 "보고 받은 내용을 대통령에게 서면이나 구두로 보고한 것은 없다"며 "의결권 행사 절차와 규정 관련된 내용이 주였고 적법하게 진행되면 된다고 생각해 보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최 전 수석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김진수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이 직접 일처리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특검에서 진술했다고 밝혔다.

또 '안 전 수석과 정호성 전 비서관, 김 비서관 라인이 (삼성물산 합병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진행했을 것'이라는 취지의 최 전 수석 자필 진술서를 공개했다.

최 전 수석은 "행정관들을 통해 저쪽(안종범 등)에서 정리하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여러 자료와 통계 등 (사안을) 챙기는 것 같다고 들었다"고 진술했다.

특검이 "노 행정관에게 청와대 경제수석실에서 챙긴다는 보고를 받고 이후에 손을 뗐는지" 묻자, 그는 "그렇다. 저를 배제하고 (진행)된 것으로 이해했다"며 "저희가 (보고를)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고 전해들었다"고 답했다.

최 전 수석은 "다른 업무도 안 전 수석과 김 비서관이 서로 정보를 주고 받는다고 행정관들에게 왕왕 들었고 그렇게 됐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저 때문에 복지부를 마음대로 못한다며 있지도 않은 최원영 라인을 솎아내라고 했다는데 특정 건에서도 절 배제하지 않았겠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특검은 이날 최 전 수석의 업무수첩 사본을 추가 증거로 제출했다. 특검은 '삼성·엘리엇 다툼에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문제'라고 작성된 수첩에 근거해 "대통령 지시사항을 기재한 것이 맞지 않냐"고 캐물었지만, 최 전 수석은 "기억이 정확히 않다"고 답했다.

문 전 이사장 측 변호인은 "문 전 이사장과 당시 삼성물산 합병 관련 논의를 한 적은 없다"고 물었고, 최 전 수석은 "그렇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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