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순대외채권, 웃을 일만은 아닌 이유
사상 최대 순대외채권, 웃을 일만은 아닌 이유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7.02.2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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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 규모가 4000억 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이런 현상이 꼭 긍정적인 측면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갚아야 할 돈보다 받을 돈이 많아져 안정성이 높아지지만, 달리 생각하면 우리의 대외 투자에 비해 외국의 국내 투자가 크게 늘지 않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은 4034억 달러(약 460조원)로 전년(3245억 달러) 대비 789억 달러(27.8%) 늘었다.

지난해 순대외채권 증가액(789억 달러·약 90조원)은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4년 이후 최대 규모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순대외채권국으로 전환한 뒤 빠른 속도로 대외채권 규모를 늘려 왔다. 지난해에는 신흥국 중에서는 처음으로 선진 채권국 모임인 '파리 클럽'에도 가입했다.

하지만 대외채권의 급격한 증가에는 양면성이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외채권 규모는 7843억 달러로 1년 만에 638억 달러 늘었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지속되면서 대외 채권이 크게 늘었다.

또 지난해 증권사,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 기타 부문의 대외채권이 501억 달러나 늘었는데 이 중 부채성 증권이 347억 달러를 차지한다. 국내 금융기관들이 해외 채권을 많이 샀다는 뜻이다.

반면 대외채무는 3809억 달러로 오히려 151억 달러 줄었다. 중앙은행은 143억 달러가 줄었고 이 중 부채성 증권이 150억 달러를 차지한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자 프랭클린템플턴 등 외국 투자자들이 국내 채권 투자 규모를 줄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장기외채(2758억 달러) 규모는 160억 달러 줄었지만 단기외채(1052억 달러) 규모는 오히려 8억 달러 늘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통안증권 등을 팔고 대기성 예금 등에 투자한 결과다. 외채 건전성 지표중 하나인 단기외채/대외채무 비중은 2015년 26.3%에서 2016년 27.6%로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대외부채가 줄어든 것은 다르게 보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줄었다는 뜻이기 때문에 좋게 볼 수도 있고 나쁘게 볼 수 있는 측면도 있다"며 "대외채권 규모가 늘어나는 것은 좋아할 일만은 아니지만 우리나라가 당면한 과제인 만큼 잘 관리해서 더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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