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을 왜 함부로 하나"…朴측 대리인 헌재서 난동
"재판을 왜 함부로 하나"…朴측 대리인 헌재서 난동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7.02.2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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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우 변호사 "준비했으니 변론하겠다" 재판부가 제지하자 고성 지르며 삿대질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변론기일인 20일, 헌법재판소(헌재) 대심판정에서 크고 작은 소란이 잇따랐다. 대통령측 대리인단 변호사가 재판부를 향해 고성을 지르고 삿대질을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헌재는 이날 오전 10시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15차 변론을 열고 방기선 전 청와대 행정관(현 기획재정부 경제예산심의관) 증인신문과 고영태 녹취록을 진행했다.

소란은 방 전 행정관 신문이 끝난 후 헌법 재판관들이 증거 및 증인 채택 여부를 밝히는 과정에서부터 시작됐다.

특히 대통령 대리인단 측 김평우 변호사는 오후 12시1분께 변론을 마치려는 재판부에 거세게 항의하며 변론을 하겠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준비서면 등을 준비했다"며 변론을 하겠다고 대리인단 좌석에서 일어났다.

이정미 재판관이 어떤 내용의 변론인지 물었지만 김 변호사는 "지금 시간이 12시가 넘었는데 제가 사실 당뇨가 있다. 그래서 시간을 조금 주시면…"이라며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이 재판관이 다시 한번 어떤 내용의 변론인지 묻자 김 변호사는 "제가 조금 어지럼증이 있어서 음식을 조금 먹어야 되겠는데 그 시간을 주실 수 있는지 좀 물어보겠다"라고 답변했다.

이에 이 재판관은 "그렇다면 그 부분은 다음번에 하시는 걸로 하자"고 했다. 하지만 김 변호사는 "아니다. 전 오늘 하겠다. 준비를 해왔으니까 그러면 제가 점심을 못 먹더라도 지금부터 변론을 하겠다"고 우겼다.

결국 이 재판관은 "재판 진행은 저희(재판부)가 하는 것이다. 다음 번에 준비기회를 드릴테니 오늘 변론은 이것으로 마치도록 하겠다. 다음 기일은 22일이다"며 상황을 매듭지으려했다.

김 변호사는 거듭 "저는 지금 (변론을) 하겠다"고 되풀이하며 준비해왔는데 왜 못하게 하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재판관은 "다음 기일에 충분히 기회를 드린다. 굳이 오늘 해야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다음 변론기일에 대한 안내를 하려했다.

김 변호사는 이 재판관을 향해 "준비를 다 해왔는데 왜 못하게 하느냐. 이건 말이 안된다"며 "지금까지 12시에 끝내야한다는 법칙이 있는가. 왜 함부로 재판을 진행하나"고 고성을 질렀고 재판부는 매 변론 마지막에 해왔던 다음 기일 안내를 다 하지 못한 상태로 퇴정했다.

김 변호사는 어떤 부분에 대한 변론할 것인지는 끝내 밝히지 않았다.

이후 진행된 대통령 측 대리인단 이중환 변호사는 기자 브리핑에서 "김 변호사의 행동은 저희들과 상의하지 않고 한 것이라 왜 그랬는지는 알기 어렵다"면서도 "재판 진행 절차에 관해 헌법적인 문제를 제기하려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지적이 있다는 데 대해서는 "그럴수도 있지만 변호인이 변론을 하겠다는데 변론하지 말라는 것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며 "재판 중이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무엇에 대해 변론할 것인지 설명할 기회를 주긴 했나"라고 비판했다.

이날 변론 중에는 방청객석에서 목소리를 높이거나 박수를 치는 등의 행위도 이어졌다. 5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은 대통령 대리인단 이동흡 변호사가 '대통령 신문은 관련법상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방청객석에서 박수를 쳐 법정경위로부터 제지를 받았다.

또 다른 남성 방청객은 이정미 재판관이 박근혜 대통령이 대심판정에 출석을 한다면 신문을 할 수 있다고 말하자 박수를 쳐 퇴정조치당했다.

김 변호사는 전 대한변협 회장 출신으로 지난 16일에 박 대통령 대리인단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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