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인력 배치·교사 실험연수 확대 시급
전담인력 배치·교사 실험연수 확대 시급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7.02.14 2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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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 학교 과학실 안전한가?

실험 기피하는 학교 ... 대책은? 하

위험·인력부족 이유 실험실 수업 동영상 대체 빈번

전담 과학실무사 업무 통합 … 실험 준비 시간 태부족

낡은 기자재 탓 사고 위험 ↑ … 사용연한 개선도 필요

“위험하다고 빼고, 아이들 다친다고 빼면 실험은 언제 해요. 안전하게 실험할 수 있도록 대책과 인력, 시설지원을 해주지도 않으면서 학생들이 자연계 기초학문 진학을 기피한다고 걱정하는 것 자체가 앞뒤가 안 맞는 탁상행정입니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유·초·중·고에서 발생한 최근 3년(2014~2016) 간 안전사고는 7069건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실험실습 중 발생한 건수는 1.15%인 83건으로 조사됐다.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있던 화산폭발 모형실험은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교육부는 아예 이 실험을 교육과정에서 제외했다.

위험하거나 인력부족을 이유로 일선 학교에서 실험을 기피하면서 과학실험실 수업을 동영상으로 대체하거나 학생들을 실험에 참여시키지 않은 채 교사들이 시연만 하는 경우도 있다.

청주 A중학교 과학교사는 “시골 학교에서 근무할 때 과학담당교사가 두 개 학년을 수업을 맡거나 다른 학교 순회 수업까지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실험수업은 엄두도 못낸다”며 “학생수가 많은 학교라고 해서 실험을 많이 할 것 같지만 실험을 보조해줄 전담 실무사가 없을 경우 교사 혼자 실험 준비하고 수업하고 뒤처리까지 모든 업무를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정원규칙에 따라 과학실무사, 교무실무사, 전산실무사를 모두 통합해 통합 교무실무사로 변경했다.

배치기준은 학교당 1명 또는 일정 학급 초과 시 1명 추가 배치토록 하고 있다.

도내에는 통합 교무실무사 747명, 통합교무실무사로 전환하지 않은 직종 실무사 30명 등이 있다.

전담 과학실무사의 경우 과학실험수업 지원과 실험 보조, 관리업무를 했지만 현재는 업무 통합으로 과학실무 업무에 교무, 전산 업무까지 맡고 있다.

과학실무사로 10여년 근무한 김 모 씨는 “과학실무사들은 실험실에 비치된 적게는 수백여종부터 많게는 2000여종의 실험기구, 시약, 화학약품 등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며 “실험수업 전 안전테스트도 하고, 실험에 사용할 시약, 화학약품을 일일이 파악해야 하는 데 실험 준비 중간에 교무실에서 호출이 오면 집중도가 떨어진다. 결국 학생들에게 안전한 실험을 하는 데 지장을 받는다”고 말했다.

과학 교과 담당자들은 전담 인력 배치와 실험 기자재에 대한 사용연한 개선, 실험 연수 확대를 주문했다.

시약을 보관하는 밀폐 시약장의 경우 사용연한은 10년이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산이나 염기 등 독한 성분의 물질로 2~3년 사용하면 시약장 바닥에 녹이 슬지만 교체에 엄두를 내지 못한다. 시약장 구입비용이 200만~300만원으로 고가이기 때문이다.

B중학교 관계자는 “사용연한을 채우지 못했어도 담당자의 판단에 따라 시약장을 교체할 수 있도록 사용연한을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과 연수도 지난해까지 1년에 1~2시간에 불과했지만 올해부터 교육부는 연 10시간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담당자들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실험 연수 확대를 요구했다.

C초등학교 교사는 “3년 이상 실험 수업을 해야 겨우 약품 파악이 된다”며 “교육경력 5년 이하 교사나 신규교사를 대상으로 실험 위주의 연수를 확대해야 실험 수업을 안전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금란기자
silk8015@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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