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음성 오리 `제로지대'
진천·음성 오리 `제로지대'
  • 박명식·공진희기자
  • 승인 2016.12.26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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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광풍 대부분 살처분 … 남은 오리도 도축·출하

닭도 전멸위기 … 충북 최대 오리·닭 주산단지 무색

AI 통제불능 … 지역농가들 최악의 재앙 불안감 ↑

조류인플루엔자(AI) 광풍으로 진천·음성지역에 오리 한마리가 없다. 씨가 마른 것이다.

AI가 수그러들지 않을 경우 이 지역에 닭까지도 전멸위기에 몰리고 있다.

충북도내 최대 닭·오리 주산단지인 진천과 음성지역이 닭·오리 제로지대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26일 충북도와 음성군·진천군에 따르면 음성과 진천지역에 오리가 한 마리도 남지 않았다.

한 때 90만 마리 이상의 오리가 사육됐던 음성지역은 고병원성 AI가 휩쓸고 가면서 이날 현재 단 한 마리의 오리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다.

음성군은 지난달 AI가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맹동면 봉현리 종계농장 등 81농가에서 오리 95만 마리를 사육하고 있었다.

하지만 AI 재앙이 닥치면서 대부분의 오리는 살처분 됐다. 그나마 남아있던 오리마저도 도축되거나 출하됐다.

닭도 씨가 말라가고 있다. 80농가에서 509만 마리를 사육하고 있던 닭은 이날 기준 5분의 1수준인 142만 마리만 남아있다. AI가 멈추지 않는다면 닭도 오리와 같이 한 마리도 남지 않을 수도 있다.

이번 AI로 음성지역의 오리와 닭 등 가금류는 모두 198만 마리가 땅에 묻혔다. 지역별로는 맹동면 62만4000여 마리, 삼성면 57만9000여 마리, 감곡면 1만5000여 마리, 원남면 24만6000여 마리, 생금면 44만여 마리, 금왕읍 2만9000여 마리가 살처분 됐다.

진천군도 같은 상황을 맞고 있다. 오리가 전멸했고 닭도 크게 위협받고 있다.

지난달까지 진천군에서는 38개 오리농가에서 38만732마리를 사육중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이월면의 한 종오리 농장서 AI 발생 후 농장 29곳에서 오리 29만7545마리가 매몰처분됐다. 출하된 물량은 농장 9곳, 8만3187마리에 불과하다. 현재 진천군에는 오리가 한 마리도 없다.

닭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달 37농가 186만5600마리의 사육규모를 보였던 진천군 닭은 지난 20일 기준 6농가 48만6802마리가 살처분, 109만7098마리가 출하됐다.

진천군에서 살아남은 닭은 현재 7농가 28만1700마리에 불과하다.

이처럼 오리가 단 한마리가 남아있지 않은 음성과 진천지역에서 이제는 닭도 사라질 위기에 직면했다.

전국적으로 AI가 통제 불능상태에 빠지면서 가금류 전멸이라는 최악의 재앙에 대한 불안감이 깊어지고 있다.

AI는 현재 제주와 경북을 제외하고 전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 11월부터 2개월째 음성과 진천지역을 중심으로 충북을 강타했던 AI가 자연 소멸 이외에는 차단이 어렵지 않느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그나마 살아남은 닭도 제대로 지킬 수 있을지 지역농가들이 안절부절하고 있다.

지역농가들은 “20003년에 처음 AI가 발생한 이후 이처럼 오리가 완전히 사라진 적은 없었다”며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닭도 전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음성 박명식·진천 공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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