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탄핵정국·AI 꽁꽁 얼어붙은 지역경제
청탁금지법·탄핵정국·AI 꽁꽁 얼어붙은 지역경제
  • 안태희·박명식기자
  • 승인 2016.12.25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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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체 송년회·종무식 등 생략 … 티타임으로 대체도

식당가 “연말 특수 실종 … 가게 월세 조차 못낼 지경”

육계·계란값 폭등 탓 식품값 동반 상승 … 서민 울상

탄핵정국과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말 모든 것이 얼어붙고 있다.

지역 식당가가 한파에 휩싸였고, 기업체 등은 송년회와 종무식까지 생략하는 등 지역경제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어 지역경제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25일 도내 청주산업단지와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입주 기업들에 따르면 대기업 계열사는 물론 중소기업들도 종무식이나 송년회를 형식이 없는 간단한 부서별 티타임으로 대체하거나 아예 생략한다.

도내 경제생산의 양대 축인 이곳 입주 기업들은 예년 같으면 잇따른 송년회로 지역 상권이 들썩거렸으나 올해는 시국이 어수선한 데다 대내외적으로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계속돼 차분히 보내자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송년 행사를 하더라도 팀별로 간단히 식사에 반주 정도로 마무리하거나 문화행사 관람으로 대체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예년 같으면 이 시기 연차휴가 소진 등을 위해 연말 휴가 시즌에 돌입했었지만, 올해는 별도의 연말 휴가 소진 기간을 운영하지 않는 기업들이 더 많다.

청주산단 내 반도체 관련 A기업은 365일 가동되는 공장 특성상 내년 시무식 외에는 올해를 마무리하는 행사는 별도로 진행하지 않는다. 연말 단체 휴가도 없다.

또 AI로 지역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AI가 집중된 음성지역은 크리스마스 전후 왕성했던 지역 소비심리가 얼어붙었다.

최근 김영란 법과 최순실 사태로 인한 정국 불안이 최고 고객인 공무원들의 술자리와 식사자리를 뚝 끊어 놓았다. 여기에 속수무책으로 확산하고 있는 AI 사태는 연말연시 주민들의 각종 모임을 줄줄이 취소시켰다.

식당업을 하고 있는 A씨(음성읍)는 “김영란 법 때문에 매출이 절반으로 하락하더니 최순실 국정농단과 AI사태까지 겹쳐 기대했던 연말 특수가 엉망이 됐다”며“요즘은 가게 월세도 밀리고 있는 형편”이라고 탄식했다.

특히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AI 사태는 육계는 물론 계란 값 폭등으로 이어지면서 과자, 라면, 빵 등 다른 식품값 가격까지 동반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서민들의 최고 식재료인 계란의 경우 국내 산란계의 20%가 넘게 매몰 처분되면서 가격이 10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여기에 맥주, 탄산음료 등 연일 물가 인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민들의 소비심리는 더욱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주민들은 “김영란법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AI 사태가 즐겁게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할 연말연시에 축산농민, 시장상인, 일반주민 모두를 서글프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안태희·음성 박명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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