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韓美 금리차 축소돼도 급격한 자본유출 없을 것"
이주열 "韓美 금리차 축소돼도 급격한 자본유출 없을 것"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6.12.15 14: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기 하방 리스크 더 커져"
"내년 1월 경제성장률 전망치 새로 제시"
"트럼프 행정부 정책방향 변화 지켜봐야"
"가계부채 대책, 만족할 만한 성과 못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급격한 외국인 자본 유출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외금리차가 축소되더라도 현 단계에서는 대규모 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민간부분의 외화유동성 사정이 풍부하고 우리 외환보유액도 충분한 수준이며, 이에 따른 대외건전성 양호하기 때문에 급격한 유출을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미 연준은 이날 앞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년 만에 정책금리를 0.50~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그러면서 내년 중 3차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 당초 예상보다 공격적인 통화 긴축 정책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이번 인상은 다 예상된 일이고, 다만 인상 횟수가 상향조정됐기 때문에 이에 따른 영향이 시장에서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미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통화정책도 완화기조에서 긴축으로 선회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전망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결정할 땐 자본유출입도 하나의 고려요소가 되지만 경기와 물가를 포함한 전반적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며 "연준의 금리인상 하나만 갖고 예단을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총재는 국내 경제를 둘러싼 하방리스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내년 1월 2017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새롭게 제시할 계획임을 알렸다.

그는 "내년 경기 전망이 지난 10월 전망 당시에 비해 하방리스크가 더 크다"며 "국내 경기회복세가 미약하고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고 진단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의 경기 회복세가 이전보다 확대, 국제기구들이 내년도 세계경제전망을 종전보다 올려잡고 있고,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자원수출 경제여건도 호전될 가능성은 긍정적 요인으로 해석했다. 반면 미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한 우려, 예상하지 못했던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높아지고 있는 점은 하방리스크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탄핵 등)국내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영향으로 심리가 위축되는것이 가장 우려된다"며 "소비자심리가 많이 위축됐고, 장기화시 기업 투자 심리에도 영향 줄 수 있어 이러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무게를 재보면 하방리스크가 커 보인다"며 "한 달 동안 지켜보고 1월에 국내 경기 전망을 새로 제시할 계획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국내 소비자물가는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 부진, 전기료 인하와 같은 하방 압력이 있지만, 유가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으로 내년부터 오름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이 총재는 "단기적으로 본다면 저유가 영향이 소멸되고 있고 그 영향을 받는 제품들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물가는 내년부터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점차 글로벌경기가 회복된다면 국내 물가도 지금의 수준에선 상승하는 쪽으로 흐름 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가장 눈여겨봐야 할 대외리스크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정책방향을 꼽았다.

그는 "미 연준의 정책방향은 어느정도 예측가능하게 제시됐다"며 "하지만 트럼프 신 행정부의 경제정책이 공약대로 과연 이행될지, 다른 변화가 있는지 등 정책방향을 관심있게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또 "유가는 워낙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유가 움직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며 "이밖에 중국 리스크,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ECB와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의 변화 여부 등도 유념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수차례 내놓은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가계부채는 조금 있으면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어느 정도로 축소돼야 할지는 정부 당국이 계속 고민하고 있고 정부도 가볍게 넘길 문젠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