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PC방 IP도둑 주의보
충북지역 PC방 IP도둑 주의보
  • 조준영 기자
  • 승인 2016.10.30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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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VPN업자, 몰래 공유기 설치 개인에 판매

경영난 PC방 서비스 이용료 수백만원 `이중고'

전국서 신종범죄 기승 … 협회, 강력단속 목소리
▲ 사설 VPN(가상사설통신망) 업자로 추정되는 남성 2명이 청주시내 한 PC방에 몰래 무선공유기를 설치하는 모습.

충북지역 PC방 업계에 `IP(Internet Protocol)주소 도둑' 주의보가 내려졌다. 각종 유료서비스에 가입돼 있는 PC방 IP를 훔쳐 팔아넘기는 신종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다.

청주에서 20여 년째 PC방을 운영 중인 A씨(53). 그는 얼마 전부터 이상함을 느꼈다.

계산대를 비롯한 특정 자리 PC가 눈에 띄게 느려진 까닭이다. 저절로 꺼졌다 켜지기도 했다. 평소 PC관리를 철저히 해 온 터라 당혹감은 컸다. 원인 파악에 나섰다. PC는 물론 통신회선까지 모두 점검했다.

하지만 그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포기하려던 찰나 우연한 곳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풀렸다. 매장 청소를 하던 A씨 눈에 이상한 물건이 포착됐다.

이는 고감도 무선공유기로 PC 뒤편에 설치돼 있었다. 안테나는 제거된 상태였고 불빛이 나오는 LED램프에는 검정 테이프가 붙어 있었다.

수상함을 느낀 A씨는 즉시 폐쇄회로(CC)TV를 돌려봤다. 화면을 한참 동안 바라보던 그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며칠 전 손님으로 왔던 남성 두 명이 PC에 공유기를 설치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 있었다. 한 명은 옆자리에 앉아 게임을 하는 척 망을 보고 또 다른 한 명은 빠른 손놀림으로 PC에 공유기를 달았다.

이 과정에 걸린 시간은 단 30분. 모든 일을 마친 이들은 곧바로 매장을 떠났다.

사설 VPN(가상사설통신망) 업자. 이런 수법으로 PC방 IP를 빼돌려 판매해 부당이득을 챙긴다.

이들은 집에서 싼값에 PC방 유료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주 고객으로 삼는다. 단돈 몇만 원에 모든 유료 게임·전용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가 꽤 높은 편이다.

반대로 매월 적게는 3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에 달하는 유료서비스 이용료를 내는 PC방 업주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A씨는 “사설 VPN은 PC방 사업의 고혈을 빨아먹는 악질적인 범죄”라며 “과열경쟁으로 매출이 줄어 힘든 업주들을 두 번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PC방을 운영하는 척 전용 IP를 사들여 개인에게 판매해 피해를 주는 사례도 있다. 정당한 세금을 내고 영업하는 PC방 매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이광재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충북지부장은 “PC방 업주도 아닌 사람들이 IP를 받아서 판매하는 일이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경영난을 겪는 PC방 업주들에게 피해를 주는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강력한 단속으로 시장을 어지럽히는 사설 VPN 업체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준영기자

reas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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