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앞둔 추석 고가 선물세트 `찬밥'
김영란법 앞둔 추석 고가 선물세트 `찬밥'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6.08.23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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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 미만 상품 주문 잇따라 … 백화점 저가세트 늘려

충북지역 한우 육가공업체 주문 급감 매출타격 실감

공무원과 언론인, 사립학교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적용되는 이른바 김영란법이 다음달 28일부터 시행되기도 전인 올 추석(9월 14~16일)을 앞두고 벌써 고가 선물세트 시장에 찬바람이 세게 불고 있다.

23일 지역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충북지역 각 기업체가 김영란법에서 정한 선물한도금액(5만원) 미만으로 선물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으며, 소고기 등 고가 선물세트 가공업체들이 매출감소를 실감하고 있다.

청주의 제조업체 A사는 이번 추석선물을 5만원 미만 제품으로 선정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그동안 명절 때마다 10만원 이상의 선물을 준비했지만, 김영란법의 취지에 동참하기 위해 법 적용 이전인 올 추석부터 전격적으로 선물 가격한도를 대폭 하향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업체인 B사는 이번 추석부터 선물 배포대상자를 대폭 줄이기로 했다. B사 관계자는 “불필요한 오해까지 불러일으키면서 선물을 해야 하느냐는 생각 끝에 대상자를 축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고가 선물세트 시장에 찬바람이 불자 한우 등을 취급하는 육가공식품업체들의 매출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청주지역의 한우 가공유통업체인 C사는 최근 백화점 등에서의 주문량이 감소한데다, 큰 거래처마저 끊기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어느 정도 매출 감소가 예상되기는 했지만, 지금까지는 그 정도를 넘었다”면서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5만원 미만 저가 선물세트를 크게 늘리는 등 바뀌는 선물시장 분위기에 가세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충청점은 5만원 미만 선물세트 수를 지난 설명절때보다 20% 늘렸다. 선물세트를 구성하는 품목수를 줄이는 방법이 가장 많이 쓰였다. 하지만, 고가 선물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번 추석에 마지막으로 고가선물을 하자는 심리도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귀띔이다.

여전히 청주시내 백화점 등에는 300만원짜리 참굴비세트, 80만원짜리 토종꿀, 79만원짜리 한우세트 등 이른바 ‘프리미엄’선물세트들이 나와 있는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안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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