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범벅 우레탄 트랙 혈세 먹는 애물단지
납범벅 우레탄 트랙 혈세 먹는 애물단지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6.08.10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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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운동장 까는데 `수천억' 걷어내는데 `수천억'

충북 79곳 기준치 초과 … 하자보수·마사토 교체

“안전성 검사 생략 … 예산 이중낭비” 비난 목소리
▲ 첨부용. 본사진은 위 기사와 관련없음.

정부의 안일한 교육정책으로 학교운동장 우레탄 트랙 교체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면서 혈세 낭비 비난이 일고 있다.

수천억원을 들여 학교 운동장에 우레탄 트랙을 깔아놓고 유해성 기준치를 초과하는 중금속 성분이 검출된 우레탄 트랙의 전면교체에 또다시 수천억원의 혈세를 투입해야 상황에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정부가 우레탄 트랙 조성 당시 안전성 검사 등 충분한 절차를 거쳐 정책을 추진했다면 이중으로 지출된 예산 낭비를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2000년부터 2013년까지 총 4818억원을 지원해 전국 1243개교에 인조잔디나 우레탄 트랙을 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교육부가 전국 2763개교의 우레탄 트랙 유해성을 조사한 결과 64%인 1767개교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납 등 중금속이 검출됐다. 이 우레탄 트랙을 제거하는 사업을 벌이는 데 2000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충북의 경우 학교 운동장에 우레탄 트랙이 설치된 도내 100곳 가운데 중금속인 납이 기준치(90㎎/㎏)를 초과한 학교가 79개교로 나타났다.

도교육청은 이 가운데 2011년 4월 19일 이후 조성된 충북체육고 등 10개교는 시공업체에 하자 보수를 요구하기로 했다. 나머지 69개교 가운데 마사토 교체를 요청한 36개교에 교체 비용으로 예비비 36억원(교당 1억원)을 편성했다.

초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는 “아이들이 뛰어놀고 교과 활동을 하는 우레탄 트랙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하지만 교육당국이나 교육청에서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우레탄 트랙을 깔 때 처음부터 학생들에게 안전한지 유해성 물질은 없는지 충분히 검사를 했다면 뜯어내고 다시 조성하는 일은 없었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도교육청이 공개한 설치 예상 기준 단가(㎡ 당)를 보면 우레탄 8만원, 마사토 6만7000원, 천연잔디 7만8000원이다.

도내 79개교에 조성된 우레탄 트랙 전체 설치 면적 10만7837㎡ 를 감안할 경우 전체 학교에 우레탄 트랙을 조성에 소요되는 비용은 86억2696만원, 마사토 조성의 경우 72억2507만9000원, 천연잔디는 84억1128만원이 든다.

결국 충북은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우레탄 트랙을 조성해 놓고 이젠 중금속인 납이 기준치를 초과한 학교의 우레탄 트랙 교체 비용에 많게는 8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충북도교육청 체육보건급식과 김관훈 장학관은 “국고 낭비라는 비난은 피할 수 없다”며 “이번에는 예산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마사토의 경우 성분 분석을 모두 마치고 통과된 조달청 등록 적격 업체를 선정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어떤 정책이든 급하게 추진하면 탈이 난다. 정부가 예산을 먼저 던져놓고 그때부터 정책을 수립하는 방식을 탈피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책을 수립 한 뒤 안전성 검사 및 적용 기준을 설정하고 학교 현장 의견을 충분히 수렴 한 뒤 그에 맞춰 예산을 세우면 예산 낭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금란기자

silk8015@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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