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美영사관 앞 자폭테러…보안 최고수위로 격상
사우디 美영사관 앞 자폭테러…보안 최고수위로 격상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6.07.0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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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성월(聖月) 라마단 종료를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주재하는 미국 영사관 인근에서 한 남성이 자살 폭탄 테러를 일으켰다.

현지 국영 SPA통신과 사우디가제트 등에 따르면 자폭범은 이날 오전 2시15분께 자신의 차량을 제다에 있는 미국 영사관 바로 옆에 있는 병원 주차장에 세워뒀다.

이후 영사관 근처를 돌아다니다가 보안경찰이 다가오자 바로 자살 폭탄 벨트를 터뜨렸다.

폭탄을 터뜨린 위치는 영사관에서 10여 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테러범은 현장에서 숨지고 사우디 외무부 소속 보안관 2명은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부상 정도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영사관 직원들은 최근 새로운 청사로 옮겨 피해가 없었다. 당시 주차장 근처를 지나던 행인도 없어 추가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외신은 테러범이 폭탄을 터뜨리기 전 경찰에 사살됐다고 했지만, 자살 폭탄을 터뜨린 것이 맞다고 SPA통신은 보도했다.

경찰은 테러범의 차량 안에서 폭발물 3개를 추가로 발견했다. 목격자들은 현장에 출동한 폭발물처리반이 로봇을 이용해 이를 제거했다고 전했다.

사우디 보안 당국은 테러 직후 영사관 인근 통행을 차단하고 제다의 보안 경보를 최고 수준으로 상향하는 등 경계 태세를 갖췄다. 현재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아직까지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극단 무장단체는 나타나지 않았다. 극단 이슬람주의자들은 자폭 테러로 숨지는 것을 '순교'라고 왜곡하며, 라마단 기간에 '순교'해야 더 큰 영광을 누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편 사우디의 라마단은 지난달 6일부터 오는 5일까지 진행된다. 테러가 발생한 날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이기도 했다.

미국 영사관은 극단 이슬람 무장단체의 공격 타깃이 돼 왔다. 지난 2004년 알카에다 연계 무장조직이 제다 주재 미국 영사관에 폭발물과 기관총을 동원한 테러 공격을 벌여 9명이 사망한 바 있다.

최근 2년새 급부상한 극단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도 사우디를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IS는 서방과 동맹을 맺은 사우디 왕가와 정부를 '이교도'라고 간주한다. 사우디는 미군이 주도하는 연합군 소속으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 격퇴전에 참여하고 있다.

사우디 내무부는 지난 2년 동안 자국 내에서 26건의 테러 공격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대부분 IS와 결탁한 현지 무장단체가 사우디의 소수 종파인 시아파 신도와 정부 인사들을 대상으로 자행한 공격이었다.

IS는 지난달 29일 발표한 조직도를 통해 사우디에 자신들의 비밀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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