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분석'으로 영구미제사건 해결한다…누명 쓴 이들도 구제
'DNA 분석'으로 영구미제사건 해결한다…누명 쓴 이들도 구제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6.07.0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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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DNA 분석' 전문가 머리 맞대
대검, 지난 1일 제4회 법과학 DNA 국제 심포지엄 개최

▲ 지난해 10월 사건 발생 후 6개월이 넘도록 범인의 흔적을 찾지 못한 경남 창원의 무학산 50대 여성 살인사건. 자칫 영구 미제사건으로 남을 뻔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준 단서는 피해자의 소지품에서 발견된 낯선 DNA(유전자정보를 담는 화학물질·deoxyribo nucleic acid)였다. DNA를 분석한 결과 다른 범죄로 이미 지역의 한 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A씨를 검거한 것이다.

무학산 살인사건과 같은 강력범죄에서 사건 해결의 중추로 자리잡은 DNA 과학수사에 대한 연구결과를 공유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대검찰청 과학수사부(부장 김영대 검사장)는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연세대 의대에서 '제4회 법과학 DNA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2012년부터 대검이 주최하는 국내 유일의 DNA감식 분야 국제 심포지엄으로 내년 8월 서울에서 아시아 최초로 열릴 '제27회 국제 법유전학회(ISFG·International Society of Forensic Genetics)'를 미리 보는 의미도 있어 더욱 관심이 쏠렸다.

특히 ISFG 부회장인 메키틸드 프린즈(Mechthild Prinz) 미국 존제이대학 교수를 비롯해 이핑 호우(候一平) 중국 사천대학 교수, 루츠 뢰버(Lutz Roewer) 독일 샤리떼대학 교수 등 외국 전문가들을 포함해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프린즈 교수는 이날 '미국 성폭력 사건에서의 DNA 수사 및 문제점'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DNA 분석을 통한 활용 사례를 설명했다.

그는 미국에서 시행 중인 '성명불상자 기소프로젝트(John Doe Indictment)'를 소개했다. 성폭력 사건 등의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용의자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DNA분석 결과만으로 기소하는 제도다.

기소될 경우 공소시효가 중지되기 때문에 영구미제로 남을 위험을 막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반면 누명을 쓰고 유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의 결백을 증명하는 이른바 '결백 프로젝트(Innocence Project)' 절차로도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 6월 기준으로 DNA에 의해 혐의를 벗거나 죄를 면한 인원이 342명에 달한다고 한다.

뢰버 교수는 남성만이 가지는 'Y염색체'를 통한 분석 현황과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통상적인 DNA 분석을 통해 용의자를 알 수 없는 성폭력 사건에서 용의자 특정을 위해 남성만이 갖는 Y염색체 분석이 필요하다고 입장이다.

뢰버 교수는 여성 DNA만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된 68건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추가로 Y염색체를 분석한 결과 절반이 넘는 36건에서 남성 염색체가 드러나 용의자 특정에 활용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Y염색체의 분석 범위를 확대하고 데이터베이스 축적을 통해 Y염색체 분석의 범인 식별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호우 교수가 '중국 법유전학의 발전 현황'에 대해, 박수정 대검 연구관이 '법무부 DNA 감식의 국산화 및 선진화 프로젝트 결과'에 대해 발표했다.

박 연구관은 대검찰청이 서울대학교,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공동으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수행한 프로젝트 성과를 소개했다.

그는 프로젝트를 통해 외국 의존도가 높은 DNA 감식 키트(시약)를 국산화해 비용을 절감하고 DNA를 채취한 체액의 종류를 식별하는 체액식별법, DNA가 섞인 시료를 분석하는 기법 등을 개발하는 성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대검 관계자는 "DNA 과학수사는 강력범죄 해결의 중심으로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DNA 과학수사 역량을 강화해 피해자 인권보호와 사회안전망 구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1968년 설립된 ISFG는 전세계 84개국의 교수와 수사관, 연구원 등 1200여명으로 구성된 과학수사 분야의 학술단체다. DNA감식 관련 절차 및 해석에 대한 지침을 제정하는 등 DNA분야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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