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여파에 '움츠러든' 기업 체감경기…앞날도 비관적
구조조정 여파에 '움츠러든' 기업 체감경기…앞날도 비관적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6.05.3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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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등 체감경기 2012년 유럽 재정위기 직후 수준
'체감경기 싸늘'…지속되면 투자위축 등 실물경기 타격

미약하게나마 회복세를 보이던 기업들의 체감 경기에 먹구름이 드리운 모습이다. 특히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조선·해운업의 체감경기는 더욱 암울하기만 하다.

내수·수출 부진에 기업 구조조정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경기 개선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경제 주체인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곧 실물경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업들의 비관적인 심리가 장기화되면 투자 위축 등으로 이어지고, 다시 기업 매출이 하락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 우려가 되는 상황이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전국 법인기업 3313곳(응답 2797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달 제조업의 업황 BSI가 71로 전월(71) 수준에 그쳤다. BSI가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

지난해 3월부터 두 달 연속 상승세를 그리며 제조업의 체감경기가 회복되는 듯 했으나 다시 주춤해 진 것이다.

제조업종별로 보면 철강 등 1차 금속이나 전자 등의 업황은 개선됐지만, 구조조정 대상인 조선업 등의 체감경기가 악화된 영향이 컸다.

조선·기타운수업의 업황 BSI는 49로 올 1월과 마찬가지로 유럽발(發) 재정위기의 영향을 받았던 지난 2012년 9월(46) 이후 가장 낮을 수준을 보였다. 6월 전망은 46으로 더 떨어졌다. 이달보다 경기가 더 나빠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얘기다.

국내 경기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은 제조업뿐만 아니라 기업 전반적으로 번진 모습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기준선 100)' 조사에서도 6월 기업들의 경기 전망 지수가 94.8로 기준선 밑으로 떨어지며 5월 102.3에서 부정적으로 돌아섰다.

송원근 전경련 본부장은 "대내외 수요 위축이 굳어진 상황에서 기업 구조조정에 의한 불확실성 증대로 기업 체감 경기는 불황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가뜩이나 우리 경제는 소비 위축 등 내수 부진과 글로벌 수요 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 등으로 성장세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기업 구조조정 여파, 6~7월 미국 금리인상 우려 등 대내외 리스크도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어서 기업들의 투자 심리 등은 더욱 위축될 요인이 크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조선·해운·철강 등 기업 구조조정 대상 업종을 중심으로 대규모 감원과 설비투자 급감이 예상되고 있다"며 "구조조정 본격화로 향후 국내 고용시장은 물론 설비투자, 소비심리 회복에 추가로 부담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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