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짝퉁 페이스북 열었다 해킹당해…김정은 사진 대거 올라와
북, 짝퉁 페이스북 열었다 해킹당해…김정은 사진 대거 올라와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6.05.3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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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사진이 대거 올라온 짝퉁 페이스북을 개설했다가 스코틀랜드의 한 10대 해커에게 해킹당하는 수모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29일(현지시간) 미국의 CNN머니, 인퀴지터, 러시아 투데이 등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이트인 '스타콘(starcon.net.kp)'을 오픈했다.

이 사이트는 페이스북과 외양과 기능이 비슷하다. 계정을 개설한 이후 프로필 사진을 올릴 수 있고, 사이트에서 친구들을 검색해 메시지도 보낼 수 있다. 검색 영역이 위치한 맨 상단에 푸른색 배너를 달고 있다.

북한판 페이스북인 스타콘은 북한의 국영 인터넷 서비스 회사인 ‘별’을 본 따 그 이름을 지었고, 템플릿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phpDolphin)를 사용해 제작됐다.

이 사이트에는 한때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사진이 대거 올라와 있었고, 외부 접속자들이 개설한 김 위원장의 짝퉁 계정도 볼 수 있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한 가지 주목을 끄는 것은 서버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인터넷 주소상의 국명(kp)이다. 북한의 인터넷 사이트들은 대부분 서버를 중국에 두고 있는데, 이 사이트는 서버를 북한에 두고 있다.

이 사이트는 미국의 Dyn리서치에서 근무하는 인터넷 전문가인 덕 마도리가 우연히 발견했다.

마도리는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서버를 두고 있는 웹사이트를 발견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북한의 사이트들은 대부분 중국에 서버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사이트가 북한 정부의 공식 프로젝트인지는 알기 어렵다”면서도 “북한 내부의 누군가가 이 사이트를 개설한 것은 틀림없다”고 덧붙였다.

'북한 테크 블로그'의 운영자인 마틴 윌리엄스도 “이 사이트는 뜻하지 않게 외부에 노출된 시험용일 수 있다”며 “엔지니어가 이 사이트가 대중적 관심을 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곧 폐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사이트는 현재 접속이 차단된 채 미국의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로 자동 전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러시아 투데이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출신의 18세 해커인 앤드류 매킨이 이 사이트를 해킹했다. 그는 '관리자(admin)'와 '비밀번호(password)'라는 키워드를 넣자 관리자 모드로 쉽게 접속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관리자의 권한을 부여받아 사용자들을 지우거나 그 권한을 정지할 수 있었고, 사이트 이름을 바꾸고 특정 단어를 검열할 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북한 주민들은 대부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으며, 사용 허가를 받은 주민들은 당국의 엄격한 감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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