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두려움을 극복할 대안은?
알파고, 두려움을 극복할 대안은?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6.03.13 2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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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연지민 취재3팀장(부장)

알파고의 파장이 거세다. 뉴스와 인터넷을 도배하고,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빠지지 않고 알파고가 등장한다. 인간 vs 로봇의 흥미진진한 대결로만 여겼던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은 애초 예상을 빗나간 채 알파고가 승승장구하면서 이처럼 전 세계를 놀라움과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이세돌이 “이렇게 잘할 줄은 몰랐다”고 할 만큼 알파고의 인공지능은 우리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번 대국이 각 나라에 생중계되면서 아직은 인간의 영역을 확인하고 싶었던 전 세계인들에게 인공지능 로봇의 진화는 두려움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보이지 않는 실체와의 게임부터가 당혹스러운데다가 인간을 능가하는 로봇의 등장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알파고의 승리에 ‘웃기지 않고 무섭다’,‘알파고의 천적은 두꺼비집’이라는 말이 회자할 정도로 미래사회에 대한 불안은 크다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 로봇에 대한 과도한 불안은 영화에 기인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린 이미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미래사회를 영화를 통해 경험했다. 로봇이 인간에 대항해 반란을 일으킨다는 설정으로 만들어진 리들리스콧 감독의 영화 블레이드러너, 불사조 로봇인간 터미네이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A.I 영화에 등장하는 버려진 로봇인간의 복수극은 잔인한 인류 종말을 예고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런 면에서 기계문명의 진화에 무감각하게 대처하고 있는 인류 앞에 예상보다 빠른 현실로 등장한 알파고는 육체와 두뇌에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계 인간의 출현이 머지않은 미래에 도래할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탄인 셈이다.

인류의 미래가 영화 속 현실처럼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전문가들은 알파고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미래사회를 가정한 영화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편리한 기계로만 인식해왔던 로봇이 지능을 확보하면서 사이보그의 현실화도 멀지 않았다는 평가다.

실제 이미 많은 분야에서 인간을 대신해 기계가 움직이고 있다. 청소기, 세탁기, 밥솥 등 소소한 가정일에서부터 사무실과 공장 등 산업부문까지 기계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해졌을 만큼 친숙해져 있다. 사람의 육체 역시 임플란트나 무릎 인공관절, 인공심장 등 노화된 신체에 인공물질이 대체되면서 사이보그 인간형에 한발씩 다가가고 있다. 어쩌면 인간과 기계문명의 조합은 선택이 아니라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고도로 발달된 인공지능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인공지능의 발달이 인류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기계가 인간의 직업에 도전하면서 30년 안에 구직시장의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는 하라리 히브리대 교수의 말처럼 2100년이면 현생인류가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기계문명은 인류문화의 많은 부분을 잠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로봇이 인간을 대신할 수 없는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인간의 가치를 다시 정립하고 인간다운 일에 힘을 쓰는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진다. 인공지능 로봇의 진화 속도에 걸맞도록 인간을 중심에 둔 기술개발에 지구촌이 손을 맞잡아야 할 것이다.

알파고의 두려움을 상쇄하듯 4번째 대국에 나선 이세돌 기사의 승리 소식이 전파를 타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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