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의 승리
알파고의 승리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6.03.09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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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바둑선수인 ‘알파고’의 도전은 거셌다. 9일 대국이 진행되면서 2명의 해설자가 이세돌 9단의 수와 알파고의 수를 비교해가면서 “알파고가 예상외로 세다”는 말을 연거푸 했다.

결국 오후 4시 18분쯤 TV화면에 나온 이세돌 9단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해설자들은 “이세돌 9단이 알파고를 이기기는 어렵다”고 사실상 인간의 패배를 선언했다. 오후 4시 30분 이세돌 9단은 돌을 던졌다.

앞으로 4번의 승부가 더 남았지만 이제는 ‘인공지능의 도전’이 아니라 ‘인간의 도전’으로 양상이 바뀌게 됐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학습능력과 추론능력, 지각능력, 자연언어의 이해능력 등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현한 기술’이다.

공상과학영화에만 나왔을 법한 로봇 바둑선수가 이제는 인간에게 ‘한 수’ 가르침을 주는 시대가 됐다.

인공지능기술의 발전은 그만큼 하루가 다르게 눈부시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인공지능은 크게 자아를 지닌 ‘강인공지능(Strong AI)’과 자아는 없으며 주어진 조건하에서 결정만을 내리는 ‘약인공지능(Weak AI)’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강인공지능은 자아를 지닌 인공지능으로서 SF물의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등의 일부 지능형 로봇에 두뇌로서 들어가는 고성능의 인공지능 컴퓨터 같은 것이다. 약인공지능은 자아는 없으며 주어진 조건 아래서 결정만을 내리는 것이다.

이제 컴퓨터는 빅데이터와 딥 러닝(deep learning:사람의 사고방식을 컴퓨터에게 가르치는 기계학습의 한 분야)의 기술 덕분에 사람 같은 능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실제로 운행을 하기 시작했고, 가정용 로봇과 서비스 로봇이 일반화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현재 언론분야에서도 이른바 ‘로봇기자’가 도입되고 있다.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야구기사, 재난기사는 로봇기자가 작성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서울대가 개발한 로봇야구기자의 기사를 보면 이게 사람이 쓴 것인지, 로봇이 쓴 것인지 전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다.

물론 인공지능의 발전은 빛과 그림자를 동반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 로봇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도 있고 특정 일자리를 대체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 로봇이 앞으로 인간 일자리의 절반을 뺏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하는 학자도 나왔고 언론분야에서는 스포츠기자부터 로봇에 일자리를 내줘야 할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

산업혁명시대에 노동자들이 자본가에 맞서 계급투쟁을 벌이면서 기계를 파괴했던 ‘러다이트운동(Luddite)’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이제 인간은 인공지능 로봇과 경쟁해야 하는 새로운 불안정성에 마주하게 됐다.

이제 우리는 이세돌 9단의 패배에서 새로운 인간성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인공지능에 비해 경쟁력이 있는 분야는 ‘인간다움’이 아닐까 싶다.

빅데이터와 딥 러닝이 아무리 진행되더라도 ‘인간다움’과 ‘인간성’을 잃지 않아야만 인간처럼 살 수 있는 시대가 오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인간성이 말살되고 인간관계가 험악해지고 인간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는 시대에서는 오히려 ‘인공지능’에게 위안을 받을 것이다. 알파고의 승리를 보면서 인간다움에 대해 고민하는 하루가 되었다는 것이 역설적이게도 알파고가 준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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