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탄두 기폭장치 까지 공개… 제재 국면 돌파시도
北, 핵탄두 기폭장치 까지 공개… 제재 국면 돌파시도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6.03.0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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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적으로 핵무기 보여주고 경제건설에 총동원하려는 의도
김정은, "진짜 적(敵)은 핵전쟁 그 자체…" 다소 방어적인 태도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대북 제재 분위기에서도 신형 방사포 시험발사에 이어 핵탄두 개발사업까지 직접 지휘하는 모습을 대내외에 공개해 주목되고 있다.

김정은 제1비서는 유엔 제재가 발표된 지난 3일 300밀리로 추정되는 신형 방사포 시험발사 현장을 참관한 데 이어, 장거리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하는 연구 과정에 대해 보고 받고 관련된 지시를 한 것으로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3일의 신형 방사포 시험발사와 명중 장면 사진에 이어, 이날에는 김 제1비서 관련 기사에서 핵탄두 안에 들어가는 기폭장치로 추정되는 원형 물체와 장거리 로켓 KN-08 모형, 핵폭탄을 미사일 탄두에 장착하는 설계도 등 다양한 사진들을 함께 공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와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탄두의 소형화와 실전배치를 완성해 나가는 과정을 대내외에 과시함으로써 가장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북 제재 국면을 타개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김정은이 직접 '핵탄두의 실전배치'를 언급했기 때문에 그게 현실화되고 있음을 알리면서 '핵과 경제건설의 병진' 중 핵개발은 끝냈으니, 이제부터 경제건설에 매진하자고 독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면 과제인 7차 당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주민 노력선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대북 제재로 민심이 동요될 수 있음을 미연에 차단하고 오히려 핵이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안보적 조치이니, 이해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같다"고 말했다. 또 핵과 경제 병진노선의 정당성을 강조한 것이기도 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노동신문이 소개한 김정은의 발언 중 "핵보유국이 된 오늘날 우리에게는 강위력한 핵전쟁 억제력에 기초해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투쟁에서 돌파구를 열어 나갈 수 있는 확고한 담보가 마련됐다"고 한 부분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대외적으로는 자신들의 핵탄두 소형화 경량화 작업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고 이미 실전배치를 끝냈음을 과시해, 미국 등의 공격 자체를 차단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면 군사적 공격을 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시키려는 것이다.

이와관련, 김 제1비서는 "우리가 보유한 핵무력이 상대해야 할 진짜 '적'은 핵전쟁 그 자체"라면서 "핵 타격능력이 크고 강할수록 침략과 핵전쟁을 억제하는 힘은 그만큼 더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다져 나가는 것이 조국강토에 들씌워질 핵전쟁의 참화를 막을 수있는 가장 정당하고 믿음직한 길"이라면서 "미국이 생존권을 핵으로 덮치려 하면 먼저 핵으로 칠 것"이라고 했다.

며칠 전 신형 방사포 시험발사 때 '조준경 안에 있다'는 등 선제 공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한국과 미국 정부를 맹렬히 비난하던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 보인다. 다소 방어적인 분위기에서 핵무기 사용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발언이 체제 방어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참수작전'이나 '최고지휘부 타격' 등에 강하게 반발하면서도 적지 않은 두려움을 느껴서 미국에 '먼저 공격받지 않으면 우리도 먼저 사용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김정은이 직접 핵무기 실전배치를 챙기는 움직임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대내외적으로 제재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선 김정은이 전면에 나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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