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윈은 안되는 것인가
윈-윈은 안되는 것인가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6.01.18 1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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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석재동 취재1팀(부장)

지난해 6월 23일. 2차 공모를 통해 청주시노인전문병원 수탁예정자로 선정됐던 청주병원측이 이 병원 노조와의 협상에 실패했다며 수탁포기를 선언했다. 수탁후 노조활동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알려졌다.

양측 모두 상처만 남았다. 청주병원측은 병원이미지에서 손해를 봤고, 노조측은 2014년 3월부터 지속해 온 파업과 길거리투쟁을 다시 연장해야만 하는 피해를 입었다.

결과적으로 양쪽 모두 갈등할 필요가 없는 상대에서 시노인병원때문에 괜한 자존심싸움만 벌인 셈이 됐다.

3차 공모는 노조도 원하고, 청주시도 원했다. 속내의 차이를 감추고 공통의 이해만 내세운 절차였다.

그 결과 지난해말 대전 의명의료재단이 새 수탁예정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이 병원 노조는 고용승계와 시립노인병원의 공공성 강화를 주장하면서 또 다시 의명의료재단과 대척점에 섰다.

지역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도 노조측에 서서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있다.

압박상대로는 시를 선택했다. 노조 등은 고용승계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극한 투쟁을 전개할 태세다.

하지만 정작 고용승계 여부를 결정할 의명의료재단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비공식적으로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다.

양측의 자존심싸움이 새 수탁예정자만 바꿔 또다시 시작된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대다수의 시민들은 극적 합의보다는 파국에 방점을 찍고 있는 듯하다.

노조를 바라보는 의명의료재단의 시각과 새 수탁자를 바라보는 노조원들의 시각이 현격하게 달라 접점을 찾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이래 양보 없는 극한 대립은 항상 파국을 불러왔다.

시민들이 양측에게 전향적인 자세를 요구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강경책을 쓴다고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 발자국씩 물러난 양측의 극적인 타협안이 나온다고 해도 굳이 누구의 ‘승리’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그 순간 시노인병원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모든 당사자는 그 모든 시간과 비용을 초래했던 감정싸움에 다시 돌입하게 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시노인병원을 어떻게 할 것인지 청주시는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갈등징후가 나타날 때마다 매번 예상치 못했던 것인 양 호들갑을 떠는 식으로는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방관자를 자처하는 것은 더욱 말이 되지 않는다.

시민들은 말한다. “시노인병원 임시폐업으로 떠난 150여명의 노인 환자들을 잊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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